113석→108석 줄어드는 국민의힘
8표만 이탈해도 거부권 행사 무력해져
조해진 "단일대오 요구는 같이 망하는 것"
'채상병특검법' 부결로 22대 국회에서는 수직적 당정 관계가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표만 이탈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재상정된 법안이 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여당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전날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된 '채상병특검법'은 당초 5표 이상의 이탈표가 예상됐으나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최종 부결됐다. 294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196표가 나오면 특검법은 통과되는 상황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최소화하면서 특검법 방어에 성공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이 22대 국회에서 '채상병특검법' 재추진을 예고한 만큼 22대 국회에서도 특검과 거부권 정국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다음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 수는 108명으로 줄어든다. 거부권 행사 시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법안이 통과되는데 산술적으로 8명만 이탈하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도 가결이 된다. 그 때문에 대통령실에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개원도 하기 전에 여당 의원들을 관리하는 모습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초선 의원도 초청해 만찬을 하고 당부도 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전제로 야당과 협상을 하라 그런 지시도 하는 것을 보면 108석밖에 안 되니까 이것을 단속해야만 나를 지킬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을 철두철미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선거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실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고민한다. 결국은 민심을 끌어오는 것인데, 당이 민심의 입장에 서서 그것을 대변하려고 하면 막지 말아야 한다"면서 "자율성을 줘서 민심을 대변하는 기능을 하고 그것이 대통령이나 정부에 쓴소리가 되더라도, 부담되더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런 이야기하지 마세요, 한목소리 내세요, 일사불란하게 행동하세요, 단일대오로 하세요, 대통령실 용산에서 깃발 들 테니까 그대로 따라오세요, 이랬다가는 같이 망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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