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정책 지원 절반 성과
반도체 클러스터 일자리 확보
여가부 폐지 여야 대립 동력↓
주택 250만호 건설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건 10대 정책·공약 중 임기 2년간 저출생·탄소중립·일자리창출 등 민생개혁 부문에서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부동산 공급·원천기술 선도국 실현·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책은 여야 갈등 속에서 실현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앞서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정책·공약 중 1순위로 꼽은 '코로나 극복 긴급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은 엔데믹 선언과 함께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 이 정책은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당초 50조원 규모로 지원액 편성을 계획했지만, 최종적으로 절반가량인 25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실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손실보상안 규모는 33조1000억원+α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었고, 국회를 통과한 2022년 추경안의 최종 반영 손실보상 예산은 24.6조원이다.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 설치' 공약은 파기됐다.
지속가능 일자리 창출·원전 활용에 따른 탄소중립 정책은 초기 정부의 강한 드라이브로 공약 실행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은 '융합산업분야 중심의 신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요약된다. 이는 올해 초 정부가 경기도 남부 지역에 2047년까지 6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확정하며 첫 단추를 끼웠다. 전문인력, 협력업체 등 총 346만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다만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 하루 7GW(기가와트)를 공급하기 위한 '국가기간전력망 특별법' 통과는 여전히 숙제다.
육아휴직 확대 추진 등 저출생 해결을 위한 정책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6+6 부모육아휴직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생후 18개월 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첫 6개월 간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 지급, 최대 4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정책은 지난해 국민이 뽑은 기획재정부 최고 정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예산 확보를 둘러싼 저출산고령화위원회와 정부의 간 이견이 지속되고 있어 합의가 시급하다.
탈원전 폐기 정책 추진에 따른 탄소중립 강화도 야권의 반대 속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다. 윤 정부 집권과 함께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2022년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수주 성과는 대체로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지난해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수주에도 성공했다. 다만 원전 사용 비중을 늘리는 대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은 21대 자동 폐기 수순에 처했다. 저장시설 용량이나 중간관리시설 확보 시점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반면 주택 250만호 공급, 과학기술 선도국 실현, 여가부 폐지 문제 등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당장 4·10 총선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부동산 정책 추진 동력이 얻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정부는 임기 내 전국 250만호 이상, 수도권 130만호 이상의 신규주택 공급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 건설 및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 재건축 추진 등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 여부가 걸림돌이다. 당장 정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시행해 나섰지만, 고금리 기조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시장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정부의 R&D 예산 삭감 정책도 졸속 행정으로 비판받았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내년도 국가 R&D 예산으로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삭감한 25조9000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과학계의 반발로 대통령실은 R&D 예산을 약 30조원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처 실무진과 조율했던 예산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수조 원씩 졸속 편성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밖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부처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주요 성과로 평가받고 있지만, 대중·대북 관계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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