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국가는 방글라데시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의 초미세먼지(PM2.5) 입자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지침을 무려 15배 이상 초과했다. 한국은 조사 대상국 중 50번째로 대기질이 나빴다.
18일(현지시간) IQ에어가 공개한 '2023년 세계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질이 가장 나쁜 국가 5곳은 방글라데시(79.9μg/m3), 파키스탄(73.7μg/m3), 인도(54.4μg/m3), 타지키스탄(49.0μg/m3), 부르키나파소(46.6μg/m3) 순으로 파악됐다. 이들 국가의 평균 초미세먼지 입자 농도는 WHO의 권고지침인 5μg/m3를 각각 9~15배 이상 웃돌았다.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134개 국가 및 지역, 7812개 도시 가운데 무려 92.5%가 권고 지침을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대기질이 건강한 것으로 파악되는 국가는 핀란드, 에스토니아, 호주, 뉴질랜드, 버뮤다, 아이슬란드, 모리셔스 등 10개국으로 확인됐다.
IQ에어는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상위 10개 도시가 위치했다"면서 "인도의 경우 4개 도시나 명단에 올랐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대도시는 인도 베구사라이, 수도는 인도 뉴델리였다. 인도 북부에 위치한 인구 50만명 규모의 도시인 베구사라이의 초미세먼지 입자 농도는 지난해 118.9μg/m3로 WHO 기준의 23배에 달했다. 델리 역시 92.7μg/m3로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평균 19.2μg/m3로 조사 대상인 134개국 중 50번째로 공기가 나빴다. 수도인 서울(19.7μg/m3)은 7812개 도시 중 1206위, 114개 수도 중 41위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기오염은 주로 제조업 및 산업 오염, 도시 내 차량의 배출가스, 황사 등에서 비롯된다"면서 "자체 산업과 생산활동으로 인한 오염에 직면해있으나 이웃 국가로부터의 오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과 인접한 일본은 9.6μg/m3로 96위, 중국은 32.5μg/m3로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CNN방송은 아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염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한때 최악의 대기질 리스트를 장악했던 중국의 순위가 낮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이와 함께 북미 지역에서는 캐나다(10.3μg/m3, 93위)가 처음으로 미국(9.1μg/m3, 102위)보다 대기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여파 때문으로 해석된다. 해당 산불은 미니애폴리스, 디트로이트 등 미 북부 지역에도 여파를 줬다.
이러한 대기질은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앞서 WHO는 대기오염과 관련한 복합적인 여파로 매년 67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프랭크 함스 IQ에어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대기오염이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염이 가장 심한 일부 국가에서는 이로 인해 사람들의 수명이 3~6년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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