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명 'CT-P47' FDA 신청 완료
정맥주사·피하주사 모두 준비…특허 장벽 넘어
셀트리온이 한화 4조원 규모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셀트리온은 악템라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CT-P47’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스위스의 다국적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악템라는 몸속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IL)-6'을 억제하는 약이다. 2022년 글로벌 매출이 29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악템라는 2015년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특허가 만료됐지만, 아직 일부 특허는 유효기간이 남아있어 올해 하반기께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외에도 미국 바이오젠, 독일 프레제니우스카비 등이 개발 경쟁에 참전했다. 셀트리온이 허가를 신청한 미국에서는 바이오젠의 '토피던스(개발명 BIIB800)'가 퍼스트 무버로 나섰다. 지난해 9월 FDA 허가를 받았고, 중국·홍콩에서는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프레제니우스카비가 '티에네'를 승인받은 상태다. 셀트리온도 미국에 이어 유럽,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 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CT-P47은 개발 코드이며 아직 상품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악템라 바이오시밀러의 중요한 경쟁 요소는 편리한 투약 제형 확보다. 악템라는 정맥주사 외에도 투약 편의성이 높은 피하주사 제형으로도 판매된다. 셀트리온도 두 제형 모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악템라의 피하주사 특허는 2031년에야 만료된다. 이에 로슈가 셀트리온에 특허 분쟁을 제기했지만,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미국 특허심판원으로부터 특허 무효 결정을 받아서 로슈의 특허 무력화에 성공했다. 반면 바이오젠은 같은 달 로슈와 특허분쟁에 합의하며 걸림돌을 해소한 후 정식 출시를 서두르는 상태다.
셀트리온은 앞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4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을 통해 CT-P47의 동등성을 확인했다. 오리지널 투약군과 CT-P47 투약군 간의 기준선 대비 질병 활성도의 변화 차이가 동등성 기준에 부합하게 나타났다. 이에 더해 악템라와 CT-P47을 교체 투여한 실험군 모두 유효성, 약동학, 안전성 등 면에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FDA에 류머티즘 관절염 외에도 코로나19, 거대세포동맥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등을 적응증으로 신청했다. 악템라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제로도 사용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에 이어 인터루킨 억제제로 자가면역질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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