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후 기념 촬영해 단체 채팅방에서 조롱까지
'생일빵'이라며 회사 부하직원을 의자에 묶어 때리고, 서로 위증까지 한 직장인들이 무더기 처벌을 받았다.
18일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공동폭행,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0)에게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허위 진술(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3명의 다른 피고인에게는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앞서 피해자를 설비 검사용 바늘로 찌르는 등 14차례 폭행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에서 확정판결 받기도 했다.
광주의 한 회사에서 계장으로 일한 김씨 등은 2022년 1월 생일을 맞이한 부하직원을 회사 실험실 의자에 박스테이프 등으로 묶어뒀다. 이들은 생일 당사자를 축하하겠다는 취지로 구타하는 악습인 이른바 '생일빵'을 하겠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이들은 고무망치와 주먹 등으로 피해자를 수십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피해자는 회사에 입사한 후 3년간 김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폭행 후에 '기념사진'을 찍어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며 피해자를 조롱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김씨의 앞선 재판에서는 직장 동료인 다른 피고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폭행 사실을 본 적 없다"는 등의 위증을 했다. 하지만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씨가 항소심에서 자백하면서 이들의 위증 사실이 드러났다.
나 판사는 "김씨는 직장 내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을 주도했다"며 "나머지 피고인은 괴롭힘과 폭행에 가담하거나, 법원에서 위증죄까지 저질렀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담은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뒤로 지난해 3월 말까지 노동 당국에 접수된 관련 신고 건수는 2만6171건이다. 즉 하루 평균 19.3건이 발생한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개정법 시행 첫해인 2019년 2130건→2020년 5823건→2021년 7774건→2022년 8901건→2023년 1~3월 1543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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