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늘지만 예산 소진으로 사업 조기 종료
경남도 6개월 만, 부산시는 2년 연속
"청년에게 좋은 정책, 지속해줬으면"
구직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장 대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사업이 조기종료 되는 지속성 한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각 지자체가 1인당 연간 대여 횟수를 정해두고 있어도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잔여 횟수와 관계없이 예산 소진 시 사업이 조기 종료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이용자의 98%가 만족하는 청년 취업지원 서비스인만큼 안정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정책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장 대여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는 높다. 서울시가 '취업날개 서비스'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개년(2017~2023) 평균 만족도는 98%로 나타났다. 이용자수도 도입 첫해인 2016년 4032명에서 지난해 5만5114명으로 약 13.7배 급증했다. 지난해 서비스 만족도 조사 기준 부산시 약 98%, 대구시 4.85점(5점 만점)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호응이 좋다.
이용 건수가 늘자 지원을 확대하는 지역도 많아지고 있다. 인천시는 기존 면접 정장 대여 횟수 1인당 연 3회를 지난해부터 5회로 늘렸다. 접근성 편의를 위해 대여 업체도 3곳에서 4곳으로 확대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천호, 영등포, 노원 등 3개 지점을 추가한 데 이어 올해는 종로점에서도 운영을 시작해 올해부턴 총 14개 지점에서 정장을 대여할 수 있게 됐다. 경기 부천시 역시 평균 99%의 높은 만족도와 이용자 수 증가를 바탕으로 이용자 대상을 대폭 늘렸다. 기존 18~39세 부천 거주 청년이던 대여 대상을 2022년부터 부천시 거주 중장년층(만40세~64세), 관내 소재 고3 취업준비생, 대학 재학생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많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른 예산 소진으로 사업이 조기 중단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부산시 '드림옷장'은 2년 연속 사업이 조기 종료됐다. 드림옷장 이용기관은 ▲코칭(체인지레이디 부산점) ▲리앤테일러 ▲파크랜드(광복점·부곡점·덕천점) 등 총 5곳이지만 현재는 파크랜드 3개 지점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지원 목표 인원인 6700명분이 10월 말 마감되면서 사업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서비스 정상화는 민간기업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 기업인 파크랜드가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정장을 무상지원하기로 하면서 같은 해 11월 사업이 재개될 수 있었다. 앞서 2022년에도 지원 목표 6600명 접수분이 8월 말 마감되면서 사업이 종료됐으나 시와 경제진흥원이 파크랜드와 협업을 통해 같은 해 10월 사업을 재개했다. 드림옷장을 2회 이용해본 최혜정 씨(27)는 "취업준비생들은 면접용 정장을 구매하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크다"며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지속해서 운영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가 운영하는 '슛골'(suit goal)은 지난해 예산 소진으로 시작 6개월 만에 사업을 종료했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해 같은 해 9월 신청을 마감한 것이다. 경남도 청년정책과 관계자는 "사업비가 소진돼 사업을 조기 종료했다"며 "올해 예산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업체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 후 오는 3월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정장 대여 서비스 이용자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면 사업 예산이 늘지 않은 올해도 9월께 사업이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사설 정장 대여 업체를 이용할경우 구직자들은 면접 때마다 정장 대여에만 평균 5~7만원선을 부담해야 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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