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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펼쳤는데 왜 군침이 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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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 추천

책 펼쳤는데 왜 군침이 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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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책 좀 읽어야지, 라는 다짐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물론 작심삼일로 끝나버릴 수도 있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려고 막상 다짐은 했지만 어떤 책을 읽을지 몰라 망설일 수 있다. 소설, 인문, 역사, 사회 등 다양한 분야 속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음식, 음악, 건축, 영화 등 전문 분야에 따라 관심사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먹거리를 다룬 산문, 소설, 에세이를 골라봤다. 첫 장 넘김과 동시에 마지막 장까지 거침없이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책들로 선정했으니, 고민은 이제 그만!

권여선 <오늘 뭐 먹지?>
책 펼쳤는데 왜 군침이 돌지

2023 소설가 50인의 선택을 받은 '올해의 소설가'로 뽑힌 권여선 작가의 안주 산문집이다.


"내게도 모든 음식은 안주이니, 그 무의식은 심지어 책 제목에도 반영되어 <안녕 주정뱅이>를 줄이면 '안주'가 되는 수준이다. 이 책 제목인 <오늘 뭐 먹지?>에도 당연히 안주란 말이 생략돼 있다" <오늘 뭐 먹지?> 中


<오늘 뭐 먹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따른 음식(이라 쓰고 안주라 읽는다)에 대해 풀어낸 권여선 작가의 목소리다. '청춘의 맛'이라 칭한 봄에는 라일락과 순대, 만두다운 만두, 김밥은 착하다, 부침개꽃을 아시나요?, 젓갈과 죽의 마리아주라는 소제목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름은 '이열치열의 맛', 가을은 '다디단 맛', 겨울은 '처음의 맛', 마지막은 환절기 편으로 소개돼 있는데 각각 여름의 면, 물회 그것도 특!, 땡초의 계절, 찬바람이 불면 냄비국수, 가을무 삼단케이크, 솔푸드 꼬막조림, 집밥의 시대 등으로 이어진다. 무엇하나 빼놓을 것 없이 이름만 들어도 군침 싹- 도는 메뉴들인데, 요리가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표현돼 있을 뿐 아니라 요리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가 펼쳐져 군침이 마를 새가 없다.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쌉싸름한초콜릿>
책 펼쳤는데 왜 군침이 돌지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은 집안의 막내딸은 결혼할 수 없으며,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는 관례를 지닌 멕시코 어느 작은 마음의 이야기다. 티타는 페드로를 사랑하지만, 결혼할 수 없는 자신의 현실에 부딪힌다. 페드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할 수 없다는 잔혹한 현실에 결국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이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인가 싶지만, 소설 속 현실은 그렇게 흐른다. 1월부터 12월로 풀어지는 내용 속에는 각각의 요리법과 그에 따른 이야기가 담겨있다. 1년이 아니라 22년 동안 이어진 이야기지만, 각각의 계절과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목소리는 다양한 요리 속에서 그만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달콤쌉싸름한 초콜릿> 中


크리스마스 파이, 차벨라 웨딩 케이크, 아몬드와 참깨를 넣은 칠면조 몰레, 소꼬리 스프 등의 요리가 등장한다. 마치 마법처럼 각각의 요리는 티타의 삶에서 단맛이 되고 쓴맛이 된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되고 누군가를 떠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요리의 맛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을 읽으면 왠지 출출해지는 느낌이다. 마음인지, 뱃속인지, 둘 다 인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허윤선 <훠궈: 내가 사랑하는 빨강>

책 펼쳤는데 왜 군침이 돌지

민음사 출판그룹의 만화, 예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세미클론에서 내놓은 '띵' 시리즈, 음식 에세이 중 한 권이다. 라면, 카레, 짜장면, 삼각김밥, 아이스크림, 치킨 등 맛있는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먹을 것에 진심인 에디터 같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가장 맛있는 건 최후의 마감이 끝난 날의 훠궈다. 그때만큼은 훠궈가 정말 시원하다.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술을 즐기는 동료들은 맥주 주문을 잊지 않는다. 마감은 끝났고 배불리 먹은 후에는 그저 침대에 쓰러지면 되니까"<훠궈: 내가 사랑하는 빨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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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는 홍탕과 백탕에 좋아하는 야채, 고기, 어묵 등을 잔뜩 넣고 익는 것을 기다리는 묘미로 즐기는 훠궈. 자체 제작한 소스, 혹은 프랜차이즈 전용 소스를 묻혀 입에 넣는 순간은 한마디로 '행복' 아닐까. 패션지 에디터인 작가는 마감을 하고 지친 날 먹은 훠궈, 해외에서 맛본 훠궈, 유명 훠궈 프랜차이즈에서 받은 다이어리 일화 등을 생생하고 맛있게 풀어낸다. 훠궈에 진심이기 때문일까. 문장 하나하나에서도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듯하다. 책을 덮을 즈음에는 훠궈 가게로 뛰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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