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투자활성화 정책
내수활성화·민생에도 초점 맞춰
주요 정책 위한 법률 개정이 관건
올해 경제 전반을 이끌 ‘최상목표’ 경제정책방향이 4일 베일을 벗었다. 역대 최대 무역금융·시설투자자금 투입,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 연구개발(R&D) 증가분 공제율 상향 등으로 수출 및 투자를 활성화하고, 2%대 물가 조기 달성과 내수 활성화를 통해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구상이다. 다만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기 쉽지 않고, ‘여소야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정부는 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열고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수출과 설비투자를 늘리고 생활물가를 낮춰 내수를 활성화하고 민생에 활기를 돌게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경제 회복의 온기를 구석구석 확산시키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활력 있는 민생경제’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우선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금융(355조원)과 시설투자자금(52조원) 공급으로 수출 및 투자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조기 반등시키기 위해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한다. 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0%포인트 상향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물가는 상반기 중 2%대 조기 안착을 목표로 한다. 역대 최대 수준인 21종의 과일·과일가공품 할당관세를 통해 가계의 먹거리 부담을 줄이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는 위기지역의 주택 1채를 수도권 1주택자가 구입할 경우 세제상 1주택자로 간주한다. 상반기 내수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소비 증가에 대한 20% 추가 소득공제를 지원하고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전기료 20만원 지원 및 대출이자 환급, 부가가치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등 ‘소상공인 응원 3종세트’도 마련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위험 관리를 위해 시장안정 조치를 추진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역동경제 구현을 위해 그린벨트·농지·산지 등 3대 입지규제를 개선한다. 미래를 위해 재정준칙 법제화·연금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인구·기후 등 도전과제를 위한 ‘미래세대 비전과 중장기 전략’ 마련에도 나선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은 ‘민생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당초 기대됐던 최 부총리만의 색깔은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다.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민생 지원책 등이 쏟아졌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이란 지적도 나왔다. 최 부총리는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질문에 "경제지표 흐름을 볼 때 민생 체감 측면에서 상반기가 어렵다.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그런 경제흐름만 보고 판단했다"고 선을 그었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R&D 증가분 세액공제, 상반기 소비 20% 추가 소득공제, 인구 위기지역 주택 구입자에 대한 1주택자 간주, 3대 입지규제 개선 등은 입법 사안이라 총선 결과에 따라 정책 실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법 개정 내용이 상당히 있지만 대부분 민생을 위한 것이어서 여야 관계없이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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