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계약증권 1호 미술품 쿠사마 야요이 ‘호박’
미술품 중개 플랫폼에서 간헐적으로 진행되던 조각 투자가 처음으로 제도권으로 들어온 국내 투자계약증권 1호가 나왔다. 대상은 일본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이다. 이에 작품과 함께 작가 쿠사마 야요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효력이 15일 최초로 발생한다. 이는 조각투자 상품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다.
열매컴퍼니는 이달 18~22일 케이뱅크를 통해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규모는 12억3200만원으로 내년 초부터 첫 유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 등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조각투자 상품 2호, 3호도 연내 승인이 추가로 이뤄질 예정이다.
열매컴퍼니와 투게더아트는 나란히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제출했다. 크기도 같은 3호로, 제작 시기만 2001년과 2002년으로 다르다. 작품의 환금성이 현시점 가장 높은 작가라는 점에서 상품성을 높게 평가받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쿠사마 야요이는 '호박', '무한 거울의 방' 등의 작품으로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여성 아티스트다. 물방울무늬가 무한 반복되는 패턴은 쿠사마 야요이만의 독보적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로, 최근 루이비통과 협업을 통해 본인의 시그니처인 '반복 패턴'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렸다.
작가가 호박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물방울 패턴을 입힌 이유는 호박에 대한 그의 사랑 때문이다. 유년 시절 부모님으로부터의 학대와 방치로 정신적 혼란과 불안감 속에서 생활한 그는 창고에 쌓여 있는 호박의 안정감 있고 유머러스한 형태와 따뜻한 느낌에 매료되었고, 호박에 대한 엄청난 애착을 갖게 됐다. 이후 호박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업물로 표출됐고, 쿠사마 야요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작이 됐다.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생임에도 멈추지 않고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미술관, 박물관에서 그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열매컴퍼니는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를 거쳐 선경회계법인에서 가치평가 검증을 받았다. 최종 평가금액은 13억원이었으나 공모가는 12억3200만원으로 책정해 투자 메리트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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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업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으로 미술투자 시장이 열리게 된 만큼 성공사례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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