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2025년 7000여명 인력난 전망
견습 프로그램 확대 등 장인 양성에 박차
"수요 증가와 장인 감소 충돌하는 상황"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생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장인들이 현장을 떠났고, '장인 정신' 자체도 사라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력난 시달리는 명품 브랜드…수작업할 장인이 없다
루이뷔통, 디올, 티파니앤코 등 6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의 명품 대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며 차세대 장인(artisan)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LVMH는 2025년 말까지 2만 2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은 전 세계 명품 매장의 판매원과 호텔의 직원들이며, 나머지 7000여명은 공예가와 디자이너를 포함한 장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지만, LVMH는 장인이 줄어드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티파니 약혼반지, 위블로 시계, 로에베 가죽 지갑 등 LVMH에서 널리 사랑받는 제품 대부분에 부분적으로 수작업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장인 정신' 사라지는 추세…명품 수요와 충돌
'장인 정신'은 1세기 이상 전에 설립된 일부 브랜드의 유산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높은 가격을 뒷받침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장인 정신' 자체가 사라지는 추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옷 재단과 가방 바느질, 보석 가공 등 장인 업무를 기피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양복 제조업체 카루소의 경우 남성복 한 벌을 직원이 직접 만드는 데 약 9시간이 소요된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코 안젤로니는 "우리는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섰고, 인력난은 나의 최대 골칫거리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 노동자들은 수작업을 요구하는 노동을 외면하고 지식 경제라 불리는 분야를 선호한다"며 "고급 명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숙련된 장인의 감소가 충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견습 프로그램 확대·장인 재교육…명품 고육책
기업에서도 장인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LVMH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진행했던 보석, 재단 등의 견습 프로그램을 미국으로 확대했다. 올해 7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고, 향후 수천 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스위스 명품 신발 브랜드 발리는 장인의 재교육에 나서 눈길을 끈다. 장인이 자신의 전문 분야 외 다른 제작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발리에 소속된 장인 100여 명 중 약 20%는 한 가지 이상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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