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자동차 대당 수출단가 전년 비교
수출물량 227만대…지난해보다 20% ↑
현대 2만5000弗 넘어…르노만 전년대비 감소
개발중 신차, 내년 하반기에야 국내외 판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르노코리아자동차만 대당 수출단가가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코리아는 수출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대당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체면을 구겼다. 당분간 신차 투입이 요원한 처지라 반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월간통계 자료를 분석해보니, 올해 들어 10월까지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량은 227만449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이 추세대로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무난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연간 300만대를 넘겼으나 이후 외국계 완성차 제작사의 물량이 줄면서 2019년에는 240만대 정도 수출했다.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보다 더 눈에 띄는 건 대당 수출단가가 부쩍 오른 점이다. 올해 1~10월 수출물량과 수출액으로 따져보면 대당 평균 2만3046달러에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준 단가(2만1059달러)와 비교하면 9.4% 늘어난 것이다. 대당 가격이 오른 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수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중소형 세단이 주를 이뤘는데 점차 해외에 판매하는 차량 크기가 커진 데다, 상품성을 인정받으면서 고가차량 수출도 늘었다는 얘기다.
업체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차나 기아, 한국GM, KG모빌리티는 모두 대당 수출단가가 늘었다. 대당 수출단가가 가장 비싼 제작사는 현대차로 2만5825달러(승용차 기준)로 국내 완성차 제작사 가운데 유일하게 2만5000만달러를 넘겼다. 고가 브랜드 제네시스나 코나·아이오닉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기아(2만3048달러)나 한국GM(1만7672달러), KG모빌리티(2만2305달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고르게 증가했다. SUV 위주로 생산하는 KG모빌리티는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어섰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KG모빌리티(옛 쌍용차)는 현대차보다 대당 수출단가가 비쌌는데 그간 회사 안팎이 어수선한 탓에 주춤했다가 지난해 새 대주주를 맞이하고 신차를 내놓으면서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다.
반면 르노코리아의 대당 수출단가는 1만7526달러로 나홀로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9958달러)과 비교하면 12% 줄어들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들어 국산 완성차 5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수출물량이 줄었는데 대당 단가까지 고꾸라졌다. 내수가 반토막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 성적표도 나빠지면서 안팎으로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도드라진다. 2018년과 올해 수출단가를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는 60.7%, 53.2%로 대폭 상승했다. 한국GM이나 KG모빌리티도 각각 31.7%, 31.0% 늘었다. 이 기간 르노는 2.3% 오르는 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개발 중인 신차를 양산해 팔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중형급 하이브리드 SUV는 내년 여름께 공개, 하반기 이후 판매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중국 지리자동차가 위탁하는 전기차 물량도 2025년 하반기에야 들어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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