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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따낸 힘의 원천 '오일 머니' [뉴스속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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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결제 패권 쥔 '페트로 달러' 일컫는 말
자원 부국들, 수출 통해 달러 보유고 쌓아
미래는 불안…사우디 등 사업 다변화 총력

한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를 압도적 표 차로 제치고 '2030 세계 박람회' 유치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힘의 원천으로 '오일 머니'를 빼놓을 수 없다. 오일 머니는 화석 연료를 수출하며 쌓아놓은 막대한 달러 외환보유고를 일컫는 용어로, 사우디 등 중동 자원 부국의 대명사로도 쓰인다.


'인류 문명의 혈액' 화석 연료…결제 패권 쥔 '달러'
엑스포 따낸 힘의 원천 '오일 머니' [뉴스속 용어] 자원 부국은 화석 연료 수출을 통해 달러 등 외환 보유고를 쌓는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권 탄압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요 중동 파트너다. [이미지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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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천연가스는 오늘날 인류 문명의 혈액과 같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거의 모든 소비재에 석유화학제품이 들어가고, 우리의 이동 수단이나 발전 시설도 석유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런 석유 자원을 결제할 때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통화를 '페트로커런시(Petrocurrency)'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 유로존 유로화, 영국 파운드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달러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집계 기준 전체 석유 시장에서 달러의 결제 비중은 46%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 때문에 오일 머니는 곧 '페트로달러(Petrodollar)'이며, 세계 1위 기축통화 달러의 힘을 공고히 하는데 대들보가 되어 주고 있다.


자원 부국, 석유 팔아 달러 보유고 쌓아…'오일 머니'의 원천
엑스포 따낸 힘의 원천 '오일 머니' [뉴스속 용어] 글로벌 원유 생산국의 카르텔 OPEC+(석유수출국기구) [이미지출처=AP 연합뉴스]

사우디나 다른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 그 외 자원 강국은 화석 연료를 수출하며 달러를 벌어들인다. 이렇게 창출한 달러는 국가의 외환보유고에 누적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오일 머니를 이룬다.


오일 머니는 자원 강국이 해외에서 석유 시추·탐사용 전문 설비를 구매할 때 쓰이는가 하면, 혹은 대외 투자를 진행할 때도 힘을 발휘한다. 일례로 사우디는 이번 엑스포 유치전에만 약 78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오일 머니는 보장된 백지 수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자원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이므로, 오일 머니는 국제유가의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석유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땐 유가도 급등해 오일 머니도 풍족해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오히려 피해를 본다.


이 때문에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은 1960년 OPEC을 결성했다. 석유 자원의 생산과 글로벌 공급을 통제하는 카르텔을 형성해 유가를 부양하려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오일 머니 미래 위협…'산업 다변화' 총력
엑스포 따낸 힘의 원천 '오일 머니' [뉴스속 용어] 국영 사우디 아람코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조성한 공공투자기금은 사우디의 산업 다변화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프로젝트에 지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대체 에너지의 부상에 따른 일명 '에너지 전환'이 오일 머니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에너지 자원'으로써 석유의 비중이 줄어든다 해도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버텨주는 한 오일 머니 자체는 건재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지금과 같은 막대한 달러벌이 수단이 되어주진 못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런 불안 요소 때문에 화석 연료 수출에 의존하는 중동 자원 강국은 저마다 산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리야드 국제 박람회 유치에 특히 공을 들여온 사우디의 경우, 이번 엑스포는 '비전 2030'이라 불리는 국가 대전략의 일환이다.


비전 2030의 목표는 극심한 자원경제 의존에서 탈피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사우디는 국내에 다양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디지털 산업,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전시 산업 등을 육성 중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오일 머니가 쓰인다.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사우디 국영 '사우디 아람코'를 기업 공개(IPO)한 뒤 지분 매각을 통해 공공투자기금을 조성,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에 활용 중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해당 기금 규모는 7000억달러(약 901조원)에 달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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