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교 찾아가 교장 면담, 담임 교체
바뀐 담임교사에게 '솔루션' 전달
아동학대 무혐의로 직위해제 취소
교육부 사무관이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 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는 "당초 가급적 이번 주 내에 정리하기로 했지만 조금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사무관 A씨 대상 감사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하고 있지만 관련자 중 일부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주요 경과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0월17일 A씨 자녀의 담임 교사 B씨가 학급 학생들에게 A씨 자녀에 대해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글을 쓰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이 쓴 글이 B씨에 의해 '학교종이 알리미 앱'에 게시되자 A씨가 학교에 항의함에 따라 게시물이 삭제됐다. 이후 A씨는 17~18일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교장을 면담하면서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B씨가 담임포기원을 제출해 담임교사가 변경됐다.
또 A씨는 10월 19~21일쯤 초등학교 자녀의 담임 교사 B씨를 경찰서, 지방자치단체 등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아울러 B씨에 대해 세종시교육청 국민신문고로 진상조사와 엄중처벌을 요구했다. 신고 이후에는 현재 담임교사인 C씨에게 자녀의 정보와 9가지 솔루션을 근무시간 중 전달했다.
지난해 11월9일에는 세종시교육청이 B씨를 직위해제 처분했다. 다음달인 12월9일에는 세종시청이 B씨를 아동학대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후 한 제보자가 C씨에 대한 갑질 등의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제보했고, 올해 2월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전 담임교사인 B씨에 대한 직위해제 취소를 결정했다. 이어 5월 대전지방검찰청도 B씨에 대해 아동학대 위반 무혐의를 결정했다.
이달에는 국무조정실에 A씨의 갑질 및 명예훼손이 신고돼 국무조정실이 해당 내용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후 감사가 실시됐고, A씨에 대한 직위해제가 요청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전 담임 교사, 바뀐 담임 교사 등 직접적인 당사자는 물론 관리자분들과 화해 조정을 했던 노력이 있었는지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사 과정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당초 가급적 조사범위를 한정해서 신속하게 결과를 처리하려고 했는데 조사를 하다보니 관련자들이 늘어나는 게 있어서 조사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며 "담임교사와 노력했던 부분에 대해 관련자 진술을 들어보고 있어서 명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제보 접수 후 조사를 통해 A씨에게 구두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제보 접수 후 조사반을 꾸리던 중 문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제보 접수 후 감사 때는) 세종시청에서 아동학대로 판단했던 상태였고 이후 7월 11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 결과 세종시청이 아동학대로 판단한 B씨의 행위가 '아동학대 아님'으로 재결돼 판단이 달라졌다"며 "재결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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