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발화'는 어떤 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열해 그 열이 장기간 축적되면서 발화점에 도달, 연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변 온도가 높으면 물질의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열의 발생은 증가한다. 요즘처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숲이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상황은 자연발화의 가능성도 커진다. 소방 업계에서는 통상 기온 30℃ 이상, 습도 30% 이하, 풍속 30㎞/h의 자연조건에서 자연발화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병충해 등으로 죽은 나무가 말라가면서 건조해진 데다, 바람이 불어 마른 나무끼리 부딪치게 되면 그 마찰열로 불꽃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 등산객들이 무심코 버린 패트병 속에 남은 물방울과 버려진 유리 조각 등이 볼록렌즈가 돼 불씨를 틔우기도 한다.
최근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선 소방 당국은 봄 행락철을 맞아 늘어난 등산객의 실수로 인한 산불일 가능성이 크지만, 자연발화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산림청 산불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년) 동안 한 해 평균 481건의 산불이 발생해 1087㏊의 산림이 소실됐다. 이 가운데 3월과 4월에 발생한 건수는 각각 123.6건, 105.5건으로 전체의 47.6%에 달했다.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34%, 논·밭두렁 소각 15%, 쓰레기 소각 14%, 담뱃불 실화 5%, 기타 32% 등이다.
지금 뜨는 뉴스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도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날씨가 지속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실제 해안 야적장에 쌓아둔 석탄 더미에서, 야외 창고에 적재된 깻묵에서, 냉장고 밖에 꺼내 둔 들깻가루에서, 퇴비 야적장 등에서 자연 발화한 사례가 있고, 심지어 일반 가정의 실내 창가 의자 위에 놓아둔 라텍스에서 자연 발화하기도 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