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다수의 축구관계자들 말을 종합해 본 결과, 안 위원은 새 사령탑이 누가 될지에 관계 없이 새 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하기로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따라 안 위원은 대표팀에서 지도자 인생의 첫 단추를 꿸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은 유소년은 물론이고 성인팀, 프로무대에서도 지도자 경험은 아직 없다. 안 위원은 앞서 이번 카타르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해설"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안 위원의 코치진 합류는 지난 달부터 국내 축구지도자들 사이에서 루머로 돌았다. 대다수 지도자들은 안 위원이 지난 달 7일 대한축구협회에서 발표한 내년도 P급 지도자 강습회 수강생 25명에 선발된 배경에 대표팀 코치 합류 조건이 있다고 봤다. 안 위원을 대표팀 코치로 선임하기 위해 P급 지도자 강습회에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우리 협회 규정상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도 강습회를 수강하고 있는 중이라면 연령별 대표팀에서 코치를 할 수 있다.
실제 협회는 이번 P급 지도자 강습회 수강생을 뽑는 과정에서 "국가대표 경기(A매치)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국가에 공헌하며 톱 레벨로 인정되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 신청자 2명에 한해선 수강생 선발에서 우선권을 주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기존 24명을 뽑아 왔던 수강생 쿼터를 25명으로 늘렸다.
협회는 최근 감독의 동의 하에 연령별 대표팀 코치진에 '추천' 방식으로 코치 1~2명을 관례처럼 넣고 있다. 2018년 8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됐을 때도 국내 코치로 최태욱, 김영민(마이클 김) 코치가 합류했다. 안 위원도 이 절차에 따라 코치진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회는 벤투 감독의 후임 선정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략적인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변수로 떠올랐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협회가 박 감독을 한번쯤은 만나보고 의사를 타진해 보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박 감독은 지난 10월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오는 20일~다음달 16일 열리는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챔피언십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아직 향후 거취는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대표팀 새 감독에 관해 많은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날 공식 사회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을 올려 "축구협회 관계자의 발언이라며 '한국인 지도자로 내정', '연봉은 10억 이하', '애국심이 강한 지도자'와 같은 조금 황당한 조건까지 보도되는 상황이다. 특정인의 이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면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맡게 된다"면서 "아직 첫 회의도 열지 않았으며 이제 논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단계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우리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회의 공식 브리핑이 있기기 전까지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섣부른 예단을 하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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