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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한풀 꺾였지만 5%대…가계부담 가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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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한풀 꺾였지만 5%대…가계부담 가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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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세종=권해영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0.7%포인트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5%대 고(高)물가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를 중심으로 내년 초까지도 5% 안팎의 높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계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했다.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다가 10월 5.7%로 다시 상승 폭을 키웠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의 영향이 있었던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5월(5.4%) 이후 7개월째 물가 상승률이 5%가 넘는 이례적인 고물가 상황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8%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뛴 지난달과 동일했다.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3% 올라 전월(4.2%) 대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준다. 소비자물가는 7월(6.3%)을 정점으로 상승률이 꺾인 반면 근원물가는 여전히 정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어 물가 안정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류 가격도 다소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이후에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물가 상승률이 지금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물가 한풀 꺾였지만 5%대…가계부담 가중(종합)

품목별로는 가공식품, 개인서비스,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공업제품은 5.9% 올랐는데 이 중 가공식품이 9.4%, 석유류가 5.6%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를 정점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가공식품은 6월 7.9%, 7월 8.2%, 10월 9.5%로 점점 상승한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빵(15.8%), 스낵과자(14.5%) 등이 크게 올랐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외식이 8.6%, 보험서비스료가 14.9% 오르면서 6.2% 상승했다. 외식은 9월 9.0%, 10월 8.9%에 이어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생선회(9.0%)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률 5.0% 중 먹거리에 해당하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기여도는 각각 0.81%포인트, 1.10%포인트였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 10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월과 마찬가지로 23.1% 올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다만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0.7%포인트나 내린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0.3% 올라 전월(5.2%)과 비교해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다. 농산물은 2.0% 하락했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1%, 6.8% 상승했다. 농산물 중에서는 오이(-35.3%), 상추(-34.3%), 호박(-34.9%) 등 채소류 하락 폭이 컸다.


물가 상승률은 10월 5.7%에서 11월 5.0%로 크게 둔화했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물가 하향 안정세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도 내년 1분기까지는 5%대의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11월은 굉장히 예외적인 달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에는 채소 가격이 7~8% 올랐고 유가도 굉장히 많이 올라 물가 지표가 10월보다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초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1~2월에는 다시 5%대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겨울철 유럽 에너지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변수다.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안정을 찾고 있는 환율이 다시 뛰면 수입물가도 다시 치솟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월 물가는 배추·무 등 채소류 중심의 농산물 수급 여건 개선 등으로 상승 폭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연말·연초 제품 가격 조정,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에 따른 물류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면서 "물가를 계속해서 예의주시하며 당분간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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