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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인구쇼크' 골든타임,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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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75명 세계 꼴찌
윤석열 정부, 위기 인식 못해

[시시비비]'인구쇼크' 골든타임,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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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코뿔소는 위험의 징조가 계속 나타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발생한 위기를 뜻하는 경제용어다. 거대한 코뿔소가 움직이면 멀리서도 이를 알아채고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지만 막상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오면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당하는 상황을 빗댄 것으로,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 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출산율이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가 꼭 회색코뿔소와 같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5명(한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으로 압도적인 세계 꼴찌다. 고령화 속도도 엄청나다. 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5%며 2025년에는 20% 이상으로 확대돼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저 출산율에, 가장 빨리 늙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인 것이다. 이 속도라면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에 따른 급격한 경제 위축에 직면하다 자칫 로마제국같은 국가 소멸이란 최악의 길을 내디딜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이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후 거의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민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구 문제를 메인 안건으로 올린 적은 없다.


▶기획 기사 | [인구절벽]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 ①[르포]한집 건너 한집이 빈집"…지난달 '출생아 0명' 대구 내당동

- ②30년 후 인천 동구, 부산 영도구 사라집니다

- ③"저출산 해법은 '삶의 질' 개선…교육·노동·주거 불균형 해소"

- ④50년 후 인구 절반이 65세 이상 노인…인구구조 역전, 인플레 고착화

- ⑤300조 쏟아붓고도 출산율 세계 꼴찌…한국 인구대책 흑역사

- ⑥세금 낼 사람 주는데, 정부 지출은 증가…"예산 구조조정 필요"

- ⑦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로 복지 방향 맞춰야"

- ⑧연령별 최저임금 차등…노인 일자리 늘릴 수 있어

- ⑨외국인 이민 확대 불가피…"국민 신뢰 획득이 중요"


하지만 인구 문제는 더 이상 미적거릴 안건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인구가 국력, 출산이 애국’이라며 출산 장려 대책을 펼치는 건 무의미하다. 이미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모두 실패하지 않았는가. 더욱이 미혼, 비혼, 딩크족 등이 라이프 트렌드로 폭넓게 자리 잡은 청년 세대들에게 출산 장려책이 통할 리도 없다. 출산율 0.75명을 놓고 청년세대에선 "도대체 누가 낳아 저 데이터가 나온 거냐"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그동안 해온 것처럼 또 다시 출산에 초점을 맞춘 인구 정책을 펼친다면 백전백패할 게 뻔하다.


이제 우리는 인구 정책의 패러다임을 인구 감소 완화책으로 바꿔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노인인구 연령대를 높여 생산가능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숙련된 인구를 생산 현장에서 최대한 활용한다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같은 정년연장이 청년층과의 일자리 갈등으로 이어져선 안되는 만큼 최저임금 차등화나 직무급제 중심의 정년 연장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민 정책도 확대해야 한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은 이민 정책을 통해 생산가능인구를 확대하며 현재 유럽의 독보적인 원톱이 됐다. 물론 단일민족 의식이 강한 우리 정서상 이민 정책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민이 국민 정서에 맞느냐를 따지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 차라리 독일처럼 이민 문호를 개방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게 국력에 더 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전문 인력을 받아들이기 위해 미국의 풀브라이트 장학금같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세계 어떤 국가도 가보지 못한 길에 들어선 우리가 지금이라도 인구 감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국가의 내일을 자신할 수 없게 된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 대학 교수가 "전세계에서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처럼 말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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