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승부 예상…증시 불확실성 확대
안전자산 수요 확대로 국채 금리 하락
8일 다우 편입 엔비디아 상승
7일 FOMC 예정…스몰컷 예상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대선 전날인 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5일 미 대선을 하루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확산됐다. 이번 주 시장은 다음 날 대선과 오는 7일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순차적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7.59포인트(0.61%) 하락한 4만1794.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11포인트(0.28%) 내린 5712.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9.93포인트(0.33%) 밀린 1만8179.98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0.48%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8일부터 인텔을 대체해 다우 평균 지수에 편입된다. 셔윈 윌리엄스도 다우 평균 지수 편입 소식에 4.59% 올랐다. 탈렌 에너지는 2.23% 하락했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서스퀘하나 원전에서 아마존 데이터센터로 공급하는 전력량을 늘려달라는 탈렌 에너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비스트라도 각각 12.46%, 3.15% 밀렸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 운영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12.37% 급등했다.
시장은 5일 치러질 미 대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판까지 초박빙 경쟁을 펼치고 있어 승부는 예측 불허 상태다. 이날 PBS 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유권자 129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4%포인트 앞섰다(오차범위 ±3.5%포인트).
관건은 경합주인데 여론조사 기관별로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4곳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네바다와 위스콘신 2곳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이뤘다. 이는 전날 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다. 전날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승2무1패의 우위를 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에서 지지율이 앞섰고 펜실베이니와 미시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 한 곳에서만 지지율이 앞섰다. 다만 이틀 연속 발표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 모두 오차범위를 벗어나 확실한 선두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지율 동률의 판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일반적으로 Fed의 금리 발표가 주간 논의의 중심을 차지하지만 이번 주 만큼은 아니다"며 "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 지연 가능성,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지저스 전략가는 "미 대선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잡음을 헤쳐나가는 것과 잡음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인내와 계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결과 못지않게 민주·공화당 중 어느 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양당이 상·하원을 나눠 갖게 되면 현 상태가 유지되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공화당 중 어느 한쪽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면 정부 지출이나 감세 정책에서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인 6~7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도 주목한다. 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첫 인하한 데 이어 11월에 다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1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8%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이번 금리 인하 폭보다 향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힌트를 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될 전망이다.
선거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채 금리는 내림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내린 4.17% 선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12월 예정된 석유 증산을 한 달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8달러(2.85%) 오른 배럴당 71.47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98달러(2.7%) 상승한 배럴당 75.0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