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켜켜이 쌓은 노동의 시간, 우주 그려냈죠”

시계아이콘01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허수영 개인전, 11월 19일까지 학고재
꽃과 풀에서 정원·우주로 확장된 소재
캔버스 위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노동집약적 작업

“켜켜이 쌓은 노동의 시간, 우주 그려냈죠” 허수영 작가. 사진 임장활, 사진제공 = 학고재
A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많이 그리고, 겹쳐 그리고, 또 오래 그릴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해서 작업한다”


조선시대 사관이 사초를 기록하듯, 허수영 작가는 캔버스 위에 꽃과 풀의 사계,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관찰하고 이를 중첩과 반복을 통해 기록한다. 그의 기록은 곧 노동의 시간으로 켜켜이 쌓여 소재의 존재성과 축적된 시간으로 남는다.


허수영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에서 11월 1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2022년 근작을 포함한 작가의 회화 23점을 선보인다.


시간의 중첩성을 회화에 담는 작가는 매일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 캔버스 위에 한 겹 한 겹 쌓아 올리는 노동집약적 작업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정원에서 발견한 자연의 소재는 물론 다양한 우주의 이미지를 합쳐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우주를 화면에 담아냈다


“켜켜이 쌓은 노동의 시간, 우주 그려냈죠” 허수영 HEO Suyoung, 버섯 Fungi, 2010-2022,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x390cm. 사진제공 = 학고재

단순히 ‘노동집약’이란 말로 그의 작업을 설명하기에 그 과정은 참으로 지난(至難)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방식에 대해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린다. 도감을 그릴 땐 마지막 장까지 그렸고 계절을 그릴 땐 겨울이 돼야 끝난다고 마음먹고 작업했다”고 덤덤하게 설명한다. 그는 이어 “더는 못 그리겠다 할 때까지 그렸는데도 나중에 다시 보면 더 그리고 싶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인다.


이번 전시에도 소개된 작품 ‘버섯(Fungi)’은 그가 버섯도감을 보고 거기에 수록된 모든 버섯을 그려 넣은 가로 390㎝, 높이 162㎝의 대작이다. 2010년 완성한 이 작품에 작가는 ‘끝낸 그림에는 다시 손대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나비와 곤충을 덧칠하듯 그려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버섯과 곤충이 빽빽하게 들어찬 풍경은 자연을 넘어선 우주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꽃과 풀, 바다와 숲 등 작가는 자신이 머무는 공간 주변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1년 동안 변화하는 자연을 작품에 쌓는 작업을 해온 작가는 그보다 더 길고 깊은 시간을 압축해서 담고 있는 우주에 주목했다. 별과 별, 우주를 겹치고 나열하며 존재하지 않는 우주를 그려낸 작가는 “우주가 회화가 될 때까지 그렸다”고 소개했다.


AD

매일 캔버스에 자신의 시선, 그리고 기록을 붓으로 쌓아나가는 작가의 작업은 회화를 넘어선 구도자의 길을 연상케 한다. 반복된 작업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누구나, 직장인이나 일하는 모든 분이 다 힘들지 않으냐” 반문한 작가는 “화가는 세계를 묘사하지 않고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연과 우주를 발견하고 기록하는 화사(畵師)의 구도는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켜켜이 쌓은 노동의 시간, 우주 그려냈죠” 허수영 HEO Suyoung, 우주 01 Space 01, 2022,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91x117cm. 사진제공 = 학고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