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적당히 좀 뽑아 먹어라"...민심 잃은 게임사들 BM 고심

시계아이콘01분 26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확률형 아이템 포기 등 과금 모델 변경
마케팅 관행 벗고 이용자들과 소통
'페이투윈'에 지친 유저 달래기 '고심'

"적당히 좀 뽑아 먹어라"...민심 잃은 게임사들 BM 고심
AD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수익 모델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과감하게 빼거나 과금을 유도하는 마케팅 관행을 벗어던지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유료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한국형 게임 비즈니스 모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과금 모델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지난 23일 신작 모바일·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출시했다. 2018년 제작 발표 후 출시까지 4년이 걸린 대작으로 일본 인기 '대항해시대' 시리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다.


이 게임에는 뽑기 등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대신 시즌 패스 등 정액제 상품을 배치하고 유료 아이템을 판매한다. 플레이로 얻은 게임 속 재화로도 아이템 구매가 가능해 합리적인 과금 정책을 택했다. 지난해 무리한 과금에 항의하는 '트럭시위' 사태로 이른바 '착한 과금 모델(BM)'을 내세운 게임사들이 늘었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만년 적자를 이어가던 라인게임즈가 모험적인 시도에 나서면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비공개 테스트 단계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있었으나 이용자들의 불만을 반영해 빼기로 했다"며 "대신 게임성에 집중해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오는 25일 출시를 앞둔 넥슨 신작 MMORPG '히트2'는 확률형 아이템을 탑재하되 완화된 과금 모델을 내세웠다. 넥슨의 대표 IP인 '히트' 세계관을 잇는 기대작으로 출시 전부터 이용자들에게 BM 계획을 공개하는 등 소통에 나섰다.


기존 게임들이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을 유료로 공급하거나, 아이템 등급을 업그레이드해 기존 아이템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과금을 유도했다면 히트2는 이 같은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같은 등급인데도 이용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차등 확률을 적용한 아이템이나 뽑기로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은 없애는 식이다.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을 통해서다.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결제한 금액 일부가 크리에이터에게 적립되는 방식이다. 유튜버를 비롯한 크리에이터에게 광고비를 지급해 결제를 유도했던 관행 대신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다.


게임업계가 과금 모델이나 마케팅 방식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기존 확률형 아이템 위주 게임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돈을 쓸수록 게임 캐릭터 능력이 높아지고 성능이 월등한 아이템을 얻는 '페이투윈(pay-to-win)’ 방식으로 획일화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과금에 대한 단순 피로도를 넘어 게임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감에서 BM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이에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없애 그간 하지 않던 시도를 하거나, 완화된 확률형 아이템을 넣고 게임성을 높이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MMORPG 장르 안에서 과금 유도의 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대형 게임사들조차 가성비를 따져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BM에 갇혀 있었지만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인디 장르에 대한 상업적인 도전이나 패키지 구매 중심의 콘솔 게임에 대한 시도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