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특이한 이중 충돌구 형성된 사진 배포
-"사용후 로켓으로 추정돼. 아폴로 프로젝트 로켓과 모양 달라"
-사실상 '중국 창정3-C' 로켓이라는 기존 주장 대내외 뒷받침 해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달에 추락한 우주쓰레기의 '국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냈다. '사용후 로켓'이 확실시되며, 기존에 달에 추락한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 로켓들과도 다르다는 점에서 '중국 로켓'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NASA에 따르면, 2009년 발사돼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달 관측 궤도 위성(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은 최근 지난 3월4일 달에서 발생한 우주쓰레기 추락으로 생겨난 충돌구(Creater·사진 화살표 참조)를 촬영해 전송해왔다. NASA의 분석 결과 이 충돌구는 특이하게도 두 원이 겹쳐진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한쪽은 지름 약 18m, 다른 한 쪽은 지름 약 16m 크기였다. 이에 대해 NASA는 우주쓰레기가 로켓이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NASA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이중 충돌구 형성은 이례적인 일이며 추락한 것이 한 쪽 끝이 더 무거운 로켓의 본체라는 점을 시사한다. 보통 사용 후 로켓들은 연료통이 텅 비기 때문에 모터 끝 부분에 무게 중심이 쏠리기 때문"이라며 "로켓의 출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같은 이중 충돌구의 특성은 그 정체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ASA는 여태 달에 추락한 로켓 본체 중 이같은 이중 충돌구를 만들어 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아폴로 13호, 14호, 15호, 17호 등 4개의 로켓을 달에 충돌시켰고, 이로 인해 지름 35m 이상의 큰 충돌구가 생성됐지만 모두 단일 원형이었지 이번처럼 이중 원형은 없었다.
즉 NASA의 이같은 설명은 지난 3월4일 달에 충돌한 우주쓰레기의 정체는 어느 국가가 발사한 사용후 로켓이며, 자신들의 것이 아닌 이상 '중국'이 의심된다는 게 핵심 요지로 해석된다. 직접 말은 안 했지만 중국의 것이라는 점을 사실상 대내외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4일 달 후면 헤르츠스프룽 분화구에 4t 가량의 대형 우주쓰레기가 충돌했다. 미국은 2014년 중국이 달 착륙 탐사선 창어5호 T-1를 싣고 발사됐던 창정3-C 로켓의 부스터로 보고 있다. 당초 2015년 발사된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NASA가 비행 경로가 달랐다고 해명하고 광학 관측 결과 외형이 중국 로켓과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중국 창정3C로켓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중국 측은 외교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자신들의 로켓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로켓의 달 충돌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것은 고의적인 충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현재 달에는 50여 차례 인공물체가 추락 또는 충돌했지만 모두 의도된 일이었다. 이번 충돌로 인해 인간의 우주 쓰레기가 달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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