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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비용만 2조원, 한국이 누리호에 집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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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쟁자 넘치는 저궤도 발사체 시장
누리호 성공해도 당장 수익 기대 못 해
우주 자립·韓 '우주 생태계' 중요한 자양분

개발 비용만 2조원, 한국이 누리호에 집착하는 이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일을 하루 앞둔 2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기립하는 누리호.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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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재발사에 도전하는 누리호는 저궤도 발사체다. 그런데 세계 저궤도(지구 위 600~800km 상공) 발사체 시장은 누리호보다 안전성·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경쟁자들로 넘쳐 상업성도 낮은 분야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가 누리호 성공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쟁 기업들 넘치는 시장…누리호 설 자리 있을까


한국형 저궤도 발사체 누리호는 16일 센서 문제로 발사장에서 내려와 점검을 받은 뒤 5일 만에 다시 비행에 도전한다. 개발 기간만 12년, 예산은 2조원 가까이 소요됐다.


사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다고 해도, 당장 상업용 발사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보다 훨씬 앞서 나간 우주 선진국들은 지금도 민간 주도로 저궤도 발사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상업 우주시장 규모는 4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다는 점에서 우주 산업의 '중핵'에 위치해 있으며, 이미 쟁쟁한 선진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발사체의 경쟁력은 우주로 쏘아 올리고자 하는 인공위성 무게 1kg 당 비용으로 결정된다. 유럽우주국(ESA)이 개발한 'VEGA' 로켓은 1kg 당 위성 발사 비용이 약 1만달러(약 1290만원) 수준이며, 미국 '스페이스X'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재활용 가능한 발사체 '팰컨9'은 1kg 당 2700달러(약 348만원)에 불과하다. 영국 '오벡스', 독일 '로켓 팩토리' 등 민간 우주 스타트업들은 3D 프린터로 저렴한 소형 로켓을 대량 양산해 저궤도 발사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계획에 한 걸음 내딛은 상태다.


반면 누리호는 현재까지 연구 개발에만 2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고, 2027년까지 4기의 추가 로켓을 제조·발사해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상용화 스케줄, 비용 모두 글로벌 경쟁자들보다 훨씬 뒤쳐졌다는 뜻이다.


◆당장 수익성 없어도 우주 자립·미래 성장에 핵심


누리호 다음으로 후속 개발될 미래 발사체도 해외 우주 선진국의 로켓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누리호 개발과 성공은 국가 안보와 한국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안보 측면에서 한국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를 가지는 것은 필수적이다. 위성 발사는 단순한 화물 운수의 영역이 아닌, 위성의 구체적인 크기·중량·성능 등 민감한 정보가 발사체 운용사와 공유되는 비즈니스다. 2020년 발사된 재해 관측용 위성 '아리랑 6호' 같은 상업용 인공위성은 해외 발사체에 실려도 상관없지만,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군사용 위성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가급적이면 국내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SA 가입국은 유럽 공동으로 제작한 로켓을 사용하고, 미국 또한 군용 위성은 반드시 자국제 위성으로 쏘아 올린다. 이제는 한국도 다른 나라에 기밀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군용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누리호 개발은 향후 한국 우주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이번 누리호 제조에는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중공업 등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이들이 누리호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 설계 노하우, 숙련 인력들은 훗날 한국 민간이 새로운 발사체를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를 포함해 세계 최대의 발사체 사업을 보유한 미국도 과거 우주 사업의 태동기 때는 정부 주도로 산업을 키웠다. 지난해 기준 연간 예산만 233억달러(약 30조원)를 차지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앞장서 로켓을 설계하고 신기술을 개발한 뒤, 민간 기업들이 후속 사업을 통해 상업용 발사체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다사다난했던 발사 과정


누리호는 2010년 3월 시작된 '2차 한국형 우주 발사체(KSLV-II)' 사업의 결과물이다. 약 12년에 걸쳐 총 2조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제작했다. 설계부터 로켓 제조, 발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항우연 주도 하에 국내 기술로 실현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했던 국내 최초 발사체 '나로호'는 1단 로켓에 러시아산(産) 제품을 실었던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자체적으로 실용급(중량 1.5t)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7번째 국가가 된다. 그러나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첫 발사는 3단 엔진이 일찍 꺼져 우주 궤도로 진입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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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로켓은 지난 15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하루 미뤄졌다. 16일에는 로켓 내부 산화제탱크의 센서 이상으로 발사대에서 내려져 점검을 받았다. 5일에 걸친 점검이 끝난 누리호는 다시 한 번 발사대에 기립했고 점화만을 기다리고 있다.


개발 비용만 2조원, 한국이 누리호에 집착하는 이유 지난 16일 발사 전 로켓 내부 산화제탱크 센서 이상 문제가 발견된 누리호는 발사대에서 내려와 검진을 받았다. / 사진=연합뉴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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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7.14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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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산 가기 편해진 '신림선'?…서울 곳곳 박아 넣는다는데, 빚만 쌓이네⑥

    편집자주교통 접근성 세계 16위 도시 서울의 다른 얼굴은 교통이라는 편의에 닿는 격차 역시 큰 도시라는 점이다. 교통망의 비약적 확충은 지역 균형이라는 목표를 추구했지만 한쪽에선 과밀화, 다른 한쪽에선 사각지대를 낳았다. 75년 대중교통의 역사를 가로질러 이제는 인공지능(AI)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통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통 격차는 삶의 질 불균형을 낳는다. 아시아경제가 그 실상을

  • 25.07.1408:00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경전철과 마을버스 등 중소 규모 교통망의 위기는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면서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교통 서비스의 불균형으로 이동권 보장이 더 어려워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통약자 보호를 위해 새 정부가 세밀한 교통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중교통 이용률은 41%다. 폴란드(39%), 오스트리아(34%), 일본(30%)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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