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대전지역 청년의 정신질환 위험성이 중년층보다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대전시 청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최근 지역 청년 1000명과 지역 중장년 300명, 서울시 청년 30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지표에 대한 고위험군 유병률(대상 집단에서 특정 상태를 가진 개체 수의 분율을 의미)과 정신건강 관련 요인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신질환 지표는 ▲조기정신증 ▲양극성장애 ▲주요 우울장애 ▲범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터넷게임중독 ▲알코올 사용 장애 ▲도박중독 ▲스트레스 고위험 등 9개다.
이중 지역 청년의 정신질환 고위험군 유병률은 주요 우울장애가 21.0%로 가장 높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17.6%, 조기 정신증 17.0%, 알코올 사용장애 16.5%가 뒤를 이었다.
이는 중장년의 주요 우울장애 14.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11.7%, 알코올 중독 11.3
%, 인터텟 게임중독 4.7%보다 대체로 높은 수치로 조기 정신증만 중장년이 18.7%로 청년 17%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기정신증은 15세~30세 사이 청소년 또는 성인 중 뚜렷한 정신병적 증상이 드러나기 이전의 상태(전구기)를 포함, 뚜렷한 증상이 발현된 시점부터 최대 5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청년 조기정신증 고위험군 유병률은 대전이 17%로 서울 23.3% 보다 6.3%p 낮게 나타났으며 기타 정신질환에선 서울 청년과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시는 분석한다.
지표 조사에선 지역 청년 여성의 알코올 사용장애 고위험군 비율이 12.1%로 남성(12%)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은 점도 특이점으로 꼽혔다. 통상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사용장애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선 비등한 수치를 보였다는 점에서다.
정신질환의 위험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다. 주요 우울장애 고위험군 유병률은 월 평균 가구소득 199만원 이하 29.9%, 200만원~399만원 19.6%, 400만원 이상 17.3%로 집계된다.
대전 청년은 정신건강 문제 중 자살이 가장 심각(82.0%)하다고 응답했다. 또 34.7%의 청년이 자살사고를 경험했지만 자살사고 경험자 중 전문상담 및 치료 등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12.1%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리·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로는 경제문제(50.0%),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43.7%), 가정문제(20.0%) 등의 순을 보였다.
이동한 시 보건복지국장은 “연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년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의료 및 복지 서비스 제공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정신적 위기에 처한 청년이 적기에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