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에서 발생한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에 따른 영업정지 8개월 처분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 시장 활성화 국면에서 소송 장기화에 따른 이미지 추락, 추가적인 징계 가능성도 여전해 앞길은 여전히 막막한 모습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 나오기 직전까지 현산은 신규 사업수주 중단은 물론 기존 사업장에서마저 시공권을 위협받으며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앞서 현산은 경기 광주시 곤지암역세권 아파트 신축공사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 8일에도 공사비 1조원에 달하는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대전 도안2-2지구) 신축공사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광주 운암주공3단지·경기 광명11구역 등에서는 컨소시엄 배제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현산은 신뢰 회복을 위한 상당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효력정지 처분은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로, 현산은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규 수주보다 기존 계약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계약 철회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의 규모를 다 합하면 수조원대에 달한다"며 "기존에 따낸 계약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 안양 삼호뉴타운 재건축 조합은 오는 2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현산) 유지 여부 안건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부산시민공원 3구역·부산 서금사A구역 등도 현산과의 시공 계약 해지를 위한 총회를 조만간 개최한다.
변수는 현산이 올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건은 학동보다 현산의 책임 소지가 커 처벌의 강도도 더 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시는 지난 12일 현산 측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처분하겠다는 내용을 사전통지한 바 있다. 현산은 앞서 수주한 사업장 조합원 설득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사고 현장 수습과 피해보상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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