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30원대 웃돌아…금리 연일 치솟아 불안감 반영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물가·금리·환율 등 경제지표가 일제히 ‘금리 인상’ 시계를 가리키고 있어 주목된다. 한은 총재가 부재 중인 만큼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각종 경제지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4월 인상론에 힘이 더 실리는 모양새다.
12일 시장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를 앞둔 한은에서 최근 주목하는 지표는 원·달러 환율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예정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를 웃돌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서다. 여기에 중국 상하이의 도시 전면 봉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겹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의 기본적인 상승 요인"이라며 "무역적자가 지속, 수급 측면으로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냉정하게 판단하면 환율 하락 요인이 없다 보니 상향 기대감이 살아있는 것"이라며 "다만 1200원대에서는 정부의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시장 개입 가능성이 커져 1250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도 연일 치솟으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186%에 거래를 마쳐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 3% 돌파는 2013년 12월12일(연 3.006%) 이후 처음이다. 연일 치솟는 금리에 이날 한은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급등세를 이어왔던 국내 채권 금리는 14일 금통위를 앞둔 경계감이 커지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3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대로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더 이상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내외 불안 속에서 이달 무역수지 적자폭이 더욱 확대된 점도 불안 요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35억1800만달러 적자로 전년 같은 기간(18억14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원유·가스 등의 수입액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신한금융투자 안재균 연구원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높게 나타나면서 한은이 4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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