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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도 용돈도…1년 만에 20% 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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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김씨' '성남사는 정씨', 1년 전과 '가계부 물가' 비교해보니

생활비도 용돈도…1년 만에 20% 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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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사는 1인가구 김하나(38·가명)씨는 지난달 생활비 카드 가계부를 쓰다 깜짝 놀랐다. 김씨는 출·퇴근과 주말 교외 나들이를 위해 한 달에 2000㏄ 승용차에 휘발유 60ℓ를 두 번 넣는다. 외식은 최대한 자제했고, '집콕' 생활을 위한 장보기를 위주로 생활비를 사용했는데 비슷한 수준으로 사용한 지난해 3월보다 십만원 가까이 더 나갔다. 오른 항목을 분석해보니 주유비가 5만7540원으로 가장 컸고, 이밖에도 한우 등심·돼지고기 삼겹살과 감자, 즉석밥, 라면, 참치, 커피, 과자, 탄산음료, 밀키트 등 12개 항목이 포함됐다. 작년 3월엔 이 12개를 소비하는데 38만3730원이 들었는데, 올 3월엔 46만170원을 썼다. 1년 만에 7만6440원을 더 쓴 셈이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직장인 정진우(37·가명)씨 역시 최근 물가 상승을 누구보다 크게 체감한다. 점심·저녁 식사를 주로 밖에서 사먹는 정씨는 지난달 용돈을 40만원 이상 지출했다. 회사 근처 백반집에서 한 끼에 7500원인 김치찌개 정식 등을 사 먹느라 7만5000원을 지출했고, 좋아하는 냉면집에서 냉면도 8번 먹었다. 이밖에 짜장면 7회, 칼국수 7회, 삼계탕 5회를 사 먹었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도 8번 마셨다. 미용실에도 한 번 다녀왔다. 작년엔 이렇게 똑같이 먹고 소비해도 34만7800원이면 됐다. 1년새 정씨의 한 달 외식비는 6만700원(17.45%) 올랐다. 돈을 아끼는 달엔 이를 모아 소소한 취미 생활에 투자했으나 올들어 필요한 곳에만 쓰는 데도 빠듯함을 느낀다.


1년 전과 같은 항목을 지출하고도 이들의 지갑이 크게 가벼워진 건 '월급 빼고 다 오른' 물가 영향이다. 가장 눈에 띄게 영향을 미친 건 불안한 국제 정세를 등에 업고 폭등한 '기름값'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김씨가 첫번째 주유를 한 지난달 16일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04원을 기록했다. 서울 평균은 리터당 2091원에 달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된 데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등으로 이날 전국 평균이 1981원 수준으로 진정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밥상 물가도 무거워졌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한우등심 1+ 100g은 작년 1만2693원에서 지난달 말 1만4079원으로 올랐다. 돼지고기 삼겹살 국산 냉장 100g 역시 같은 기간 2156원에서 2370원으로 값이 뛰었다. 감자도 100g에 466원에서 510원으로 상승했다. 즉석에서 해먹기 손쉬운 밀키트를 비롯해 라면, 참치 등 공산품도 일제히 가격이 상승했다.


외식 물가 역시 줄줄이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7154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6769원보다 5.6% 올랐다. 짜장면 값은 평균 584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5346원보다 9.3% 비싸졌다. 칼국수도 7462원에서 8115원으로 8.7% 올랐다. 면류는 식사를 싸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지만 이젠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여름철 대표 음식인 냉면도 9077원에서 9962원으로 9.7% 가격이 상승했다. 보양식으로 인기인 삼계탕도 1만4462원에서 1만4500원으로 0.3% 올랐다. 미용실 이용 가격도 1만9846원으로 1년 전(1만8308원)보다 8.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전 세계적인 동향과 추이를 같이 한다며 국내의 경우 정권 교체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한동안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출 상황이나 성장률 등이 회복세에 접어들긴 하겠지만 속도가 완화되면서도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여력이 많다"고 내다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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