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확진 '26만명대'
신속항원·자가키트 음성…PCR 검사도 어려워
전문가들 "임산부·영유아·백신 미접종자 등도 PCR 검사받도록 해야"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미열, 인후통,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임에도 신속항원검사와 자체 자가검사키트 검진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음성 판정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없어 정확한 확진 여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백모씨(32)는 "두통이 심해 신속항원검사와 자가검사키트를 두 번이나 했지만 음성이 나왔다"며 "며칠 뒤에도 증세가 계속돼 병원에서 의사 소견서를 받고 PCR 검사를 했더니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부터 보건당국은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의사 소견서가 있을 경우에는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PCR 검사가 가능하다. PCR 검사를 받기 어려워지자 수도권의 한 맘카페에는 ‘PCR 검사를 받고 싶다. 의사 소견서를 잘 써주는 병원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씨(36)는 "가래기침이 계속 나와 자가검사키트를 했을 땐 분명 음성이었는데 이틀 뒤 다시 해보니 양성으로 나왔다"며 "코로나 잠복기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니 본인의 상황을 계속 자체 진단해 추가 검진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35)도 "열이 나고 인후통이 심한데도 신속항원·자가키트 검진이 모두 음성이 나와 당황스러웠다"며 "결국 몸이 너무 아파 다음 날 13만원을 내고 PCR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었다"고 말했다.
PCR 검사 대기 시간이 길어 검사를 미루는 사람들도 있다. 장모씨(33)는 "직장 인근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 했는데 선별진료소 줄이 너무 길어 다음 날 받을 예정"이라며 "양성이 아니어서 정상업무를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주변에 옮기고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의사 소견서를 요구하며 병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강남에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음성인데도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소견서를 써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그럴 때마다 다시 증상이 어떤지 등을 체크하고 내줄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의 한계는 인정하면서도 PCR 검사 대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15일 "신속PCR 검사는 응급실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수량을 늘리는 데 굉장한 한계가 있어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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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60세 미만이더라도 기저질환자, 임산부, 영유아, 백신 미접종자는 우선적으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20·30대도 증상이 있는 경우엔 PCR를 받아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복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현실적 전파자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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