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용자 나란히 증가세
4단계 격상 수요 더 늘어날듯
배달원(라이더)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단건배달' 경쟁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단건배달 전면전을 펼친 지난달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사용자는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다. 배달 품질이 높은 단건배달 경쟁이 신규 사용자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향후 배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3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민과 쿠팡이츠 사용자 수(MAU)는 각각 2000만 명과 550만 명을 넘어섰다. 배민의 사용자가 2012만7000명으로 두 달 전인 4월 대비 5.9% 증가했고 쿠팡이츠는 550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14% 늘었다.
◆단건배달 효과…쿠팡이츠 급증세는 둔화=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체 배달 앱 월간 사용자가 2000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이 같은 시장 확대는 올해 본격화된 배민과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경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개의 주문에 1명의 배달원만을 배정하는 단건배달을 전면에 내세운 쿠팡이츠의 사용자 증가세가 가파르자 시장 1위인 배민도 지난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선보인 바 있다. 단건배달을 경험한 사용자들이 늘면서 기존 묶음배달은 상대적으로 저품질 서비스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6월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쿠팡이츠에 맞서 배민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서 '배민1'을 시작해 강남·서초·용산·성동·종로·동작·영등포·중구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이달 6일에는 16개 구를 추가하며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올 연말까지 수도권 전역에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배민의 단건배달 시장 진출로 쿠팡이츠의 가파른 사용자 증가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쿠팡이츠 사용자는 올 2월 지난해 12월 대비 두 달 만에 37.4% 늘었지만 4월에는 두 달 전 대비 23.5%, 6월에는 14%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2월엔 지난해 11월 대비 110% 증가할 정도로 사용자 급증세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곡선이 뚜렷하게 완만해진 셈이다.
◆배민 vs 쿠팡 전면전, 퀵커머스로 확대=단건배달은 배달 품질은 높지만 한 번에 3~4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묶음배달 방식과 달리 충분한 배달원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배민과 쿠팡이츠는 앞다퉈 각종 프로모션으로 배달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배달원의 수익을 보장하는 등 재무적 출혈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뜨는 뉴스
업계에서는 이렇게 구축된 단건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배달 앱들이 서비스 영역을 생활용품 등 비음식군으로 넓혀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이츠가 이달 들어 식품·생필품 배달 서비스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쿠팡이츠는 최근 '마트' 항목을 신설하고 생필품 등을 주문 후 10~15분 내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지만 점차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필품과 식료품 즉시 배달 서비스인 배민의 'B마트'와 맞대결을 펄치게 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음식 배달을 넘어서 퀵커머스로 전선이 확대될 것"이라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늘어난 수요를 잡기 위한 각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