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거래금액 2.6조…1년새 70%늘어 인기몰이
거래건수도 307건으로 63.2% 큰 폭 증가
대출·세금 등 주택규제 피해 상가건물 시장으로 투자 몰려
가격 상승 가파르고 환금성 높은 강남3구 인기 많아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빌딩 거래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일각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큰손 투자자들이 중·소형 건물 매입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7일 부동산컨설팅법인 리얼티코리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형빌딩 거래금액은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5700억원 대비 70% 증가한 금액이다. 분기 거래 금액으로는 2017년 이후 가장 높다.
거래건수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거래건수는 307건으로, 전년 동기(188건) 대비 63.2% 늘어났다. 리얼티코리아는 아직 신고되지 않은 거래량이 최종 집계되면 거래량은 320건 안팎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빌딩 거래 규모는 연간기준 2018년 9조3200억원까지 성장했지만 2019년 7조원대로 내려앉았다. 2020년 2분기에는 분기 거래량이 1조원대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들어 3조1700억원으로 사상 첫 3조원을 돌파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4분기에는 3조6300억원으로 늘며 지난해 중·소형빌딩 연간 거래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이재국 리얼티코리아 팀장은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해 1·2분기까지만 해도 관망세였다"며 "하지만 3분기부터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 예상으로 투자가 다시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의 거래가 두드러졌다. 1분기 강남구 중·소형빌딩 거래건수는 40건으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마포구(29건), 송파구(26건), 서초구(2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액별로도 △50억원~100억원 △100억원~200억원 △200억원 이상 등 모든 구간에서 모두 강남구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다만 50억원 미만 빌딩 거래는 마포구에서 가장 많았다.
이처럼 중·소형빌딩 거래가 급증한 것은 주택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은 "고가 주택의 대출과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상가건물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강남 일대 빌딩은 지가상승률이 높고 향후 처리도 용이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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