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을 못 가지만 언젠가 마일리지로 '공짜 비행기'를 타겠다며 열심히 신용카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을 이어오던 A씨에게 당황스러운 소식이 들려왔다. 16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M&A)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며 그간 쌓아온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 간 통합 과정에서 마일리지가 사라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현재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항공마일리지는 각 항공사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부채'로 잡히는 등 회원이 갖는 채권적 성격의 재산권이기 때문에 항공사 간 인수 합병 절차가 이뤄지더라도 기존의 마일리지가 소멸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 대한항공 등 M&A와 관련된 주체들 모두 '소비자 편익'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양사의 마일리지가 1대 1로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인 운영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시키고,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마일리지는 통합되면 같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사용처가 적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컸던 만큼 오히려 대한항공 제휴처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져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병에 따라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의 활용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영역도 있다. 외항사와의 제휴 부분이다. 세계 항공시장에서 그간 각 사가 맺어 온 제휴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항공동맹,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소속이다. 각 항공동맹은 코드쉐어, 마일리지 교차 적립, 브랜드 멤버십 등의 각종 제휴 사업을 추진한다. 스카이팀의 '스카이 프라이어리티(SKY Priority)'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과, 아시아나항공은 루프트한자, 에어캐나다, 유나이티드항공 등과 제휴를 맺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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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한항공이 2000년 스카이팀 창립을 주도한 항공사 중 한 곳인만큼 합병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는 식으로 동맹 관계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기존의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을 통한 마일리지 제휴는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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