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클립 패션 플랫폼 '클로넷 코퍼레이션' 차주환 대표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틱톡’이 쏘아 올린 15초 ’숏클립’의 인기가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일상이 된 대중에게 숏클립은 필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센서타워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내려 받은 모바일 앱은 3억1500만 회를 기록한 틱톡이었다. 숏클립에 익숙한 Z세대(만 13세 이상 만 24세 이하)를 공략하기 위해 구글 또한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숏클립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영상이 효율적 비즈니스의 무기로 떠오른 지금, 유튜브 기반 롱클립과 스트리밍이 주류를 이룬 미디어 커머스 시장에 패션 숏클립으로 도전장을 내민 청년이 있다. 틱톡의 초창기 멤버이자 패션 콘텐츠 담당 출신의 클로넷 코퍼레이션 차주환(26) 대표이다.
사진 중심의 온라인 패션 쇼핑몰 업계는 최근 영상에 주목하고 있다. 영상 한 편은 수십 장의 사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짧고 재미있는 숏클립이 익숙한 Z세대에게 3~5분의 롱클립 영상은 재시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차 대표는 고객들의 이러한 성향에 주목했다. “숏클립의 주 소비 고객은 시간을 들여서 영상을 보는 것(메이킹 타임) 보다 여가 중 짧고 다양한 영상을 보는 것(스페어링 타임)에 익숙하다.” 이런 그의 분석은 회사의 성격을 보여주는 #SSS(Save money, Save time, So Clonet) 컨셉의 숏클립 패션몰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패션 창업의 꿈을 갖고 중학교 졸업 후 중국 유학길에 올라 현지 쇼핑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던 차 대표는 온라인 시장의 흐름이 사진보다는 영상, 3D에 있다고 판단해 틱톡을 론칭한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에 입사했다. 세계적 붐을 일으킨 틱톡의 초기 멤버로 패션 유저 콘텐츠를 담당하며 미디어 커머스를 활용한 숏클립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차 대표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에 등장하는 옷, 신발, 액세서리에 대한 1020세대의 관심이 뜨거웠다. 조회 수 대비 액션율과 광고 대비 매출액, 구매 전환율이 모두 잘 나왔다. 아직 틱톡이 시도하지 않은 커머스라는 점도 가능성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퇴사 후 1년여 국내 온라인 의류 시장을 분석한 뒤 숏클립 콘텐츠와 커머스 서비스를 융합한 모바일앱 ‘클로넷’을 론칭한 차 대표는 “사진과 글로 스크롤을 내리며 편집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 벗어나 착용샷을 15초대로 편집한 숏클립을 위키와 비슷한 UI에서 넘겨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해시태그 클릭이 익숙한 이용자에게 3스텝 클릭을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도 클로넷의 강점이다. 차 대표는 “영상을 처음 볼 때 얼굴과 외모를 보는 것이 1스텝, 움직임과 배경을 보는 것이 2스텝,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가 입고 있는 옷과 배경을 보는 것이 3스텝으로 영상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상품 정보와 탐색이 가능해 간단하고 편리한 쇼핑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클로넷은 현재 150곳의 파트너, 3만 개 이상 상품과 4000개 이상의 숏클립 영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커머스 시장에서 숏클립이 아직 생소하고 셀러들의 제작 여건이 고르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차 대표는 “한국에서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숏클립 성공사례를 창출해 하나의 트렌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셀러의 촬영 여건 개선을 위해 촬영 가이드라인과 함께 개별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하고, 업로드된 영상은 우리가 보유한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프로페셔널 콘텐츠로 업로드해 퀄리티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형 다중채널네트워크(MCN)과 계약을 맺고 인플루언서 숏클립 제작에 나선 클로넷의 목표는 숏클립 쇼핑몰이 아닌 숏클립 플랫폼이다. 차 대표는 “오픈마켓, 올인원 앱과 경쟁하기보단 우리가 숏클립을 제작해서 모바일 커머스에 공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숏클립 제작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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