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차북미정상회담 때 '검식관' 동행... 독살염려한 조치
조선시대 '기미상궁'은 별도로 없어...지밀상궁이 기미업무 맡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소금과 후추도 검식...조미료는 독 검출 어려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 때 기미(氣味)상궁 역할을 했던 수행원들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보통 독살 위험에 시달리던 독재자들이나 과거 왕족들의 경우,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검식관(檢食官)들에게 먹게했다는 기록은 꽤 남아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우에는 후추나 소금 같은 조미료도 검식관이 기미한 것만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관영 중국신문주간 등 외신들에 의하면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회담장이었던 하노이 소피텔메트로폴 호텔의 폴 스마트 총괄 조리장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식사하기 1시간전 쯤 수행원들이 음식들을 일일이 맛보며 검식했다"며 "김 위원장의 전속요리사들은 자신들만의 식자재를 따로 갖고 왔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 요리사들은 일본 쇠고기인 와규를 비롯, 인삼과 김치, 거위 간 등 고급 식자재를 공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국가지도자가 음식을 맛보기 전에 검식관들이 먼저 기미하는 것은 전 근대시대 왕조시대부터 이어져내려온 전통이다. 흔히 기미상궁이란 직함으로 알려져있지만, 조선시대 기미를 하는 것은 왕의 곁에서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왕명을 받들던 대령(待令)상궁, 흔히 지밀상궁이라 불리던 궁녀들로 수라상이 나오면 무조건 먼저 맛을 봤다고 알려져있다. 서양에서는 시종무관 중 검식관이 따로 존재했으며, 왕실 검식관은 일본 왕실이 1989년 폐지할 때까지 전 세계 왕실에서 이어져왔다.
우리나라 청와대 경호실에도 검식관이 존재하며, 주로 식약처에서 선발된 후 청와대 경호실로 배치받아 검식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계 지도자들 중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검식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24시간 검식관과 함께 동행하며 소금과 후추 등 조미료까지도 검식을 거친 것이 아니면 먹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조미료에 무색무취의 독극물이 들어갈 경우, 판별이 어렵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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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독살위험을 염려하던 독재자들도 검식관들이 먼저 기미를 해야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라크의 독재자였던 사담 후세인의 경우에 여러 명의 검식관을 항상 대동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나치 독일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의 경우에는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수행비서로 하여금 반드시 먼저 음식을 맛보게 했다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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