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이동 생태습지 근처
그린벨트 해제설 악재
안전진단 추진도 주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재건축 사업의 '잠룡'으로 꼽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정비사업 추진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몇달 전만 하더라도 정부의 각종 재건축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전진단을 밀어붙이자는 목소리가 강했으나 최근 단지 인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한 풀 꺾였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지난달 3일부터 정밀안전진단 업체 선정을 위한 비용을 모금중이다. 1가구당 50만원씩 계좌를 통해 납부를 진행중인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6500만원(130여명)이 모이는 데 그쳤다. 이 단지가 122개동 5540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라는 점에 비춰보면 참여율은 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3월 아파트 주민 1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실시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재건축 열기가 주춤해진 것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서울지역 내 그린벨트를 해제해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부터다. 특히 서울권 그린벨트 중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방이동 생태습지와 주변 그린벨트를 끼고있는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악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중순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커졌을 당시 국토부와 서울시, 구청 등에 그린벨트 반대 목소리를 전하고 단체 항의방문을 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 바 있다. 올림픽선수촌 한 주민은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그린벨트 이슈와 추석 연휴 등을 거치며 주춤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단지 내 고령자가 많고 규모가 워낙 커 의견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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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도 뜸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매매계약 기록은 '0'건을 기록했다.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되는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기준 가장 최근 거래된 매물은 지난 8월20일 전용면적 83㎡로 1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송파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림픽선수촌 전용 83㎡는 최근 한두달 사이 시세가 17억원으로 올랐다가 정부의 9ㆍ13대책 이후 다시 16억원 초반으로 밀렸다"면서 "방이습지 근처 그린벨트가 풀릴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시세에)안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림픽선수촌은 현재 재건축 추진 동력을 다시 키우기 위해 단지 지하주차장을 공유하는 동끼리 34개 구획으로 묶어 이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를 모집중이다. 이들은 앞으로 안전진단 모금 안내와 총회 참석 독려, 동의서 징구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단지 한 주민은 "당초 10월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완료하고 11월 업체 입찰, 내년초 업체선정 등을 거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할 계획이었으나 그린벨트라는 복병을 만나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원봉사에 동참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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