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소유, 제주도 땅 940만㎡ 미국은 360만㎡…부동산투자이민제도 시행 후 중국인 관심 급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억3416만㎡.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면적이다. 전 국토면적의 0.2% 수준이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순위, 어떤 나라가 더 많을까.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한국 내 토지 소유 면적도 만만치 않지만 압도적인 비율로 수위를 차지한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미국은 1억1908만㎡의 국내 토지를 보유해 전체 외국인 보유 면적의 50.9%에 이른다.
유럽 국가를 모두 포함해도 국내 토지보유 면적은 2118만㎡ 정도다. 미국은 유럽 전체 국가의 5배가 넘는 국내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에 뒤를 이어 일본이 국내 토지보유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보유한 토지는 1789만㎡에 이른다. 일본의 국내 토지보유 규모는 2016년 말 1870만㎡에서 4.3% 줄었다. 일본의 뒤를 이은 국가는 ‘다크호스’ 중국이다. 중국은 1714만㎡의 토지를 보유해 일본의 뒤를 바짝 쫓았다. 2016년 말 1609만㎡에서 6.5% 늘었다.
일본과 중국의 국내 토지보유 변화 흐름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때는 일본과 중국의 국내 토지보유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한국 토지 사랑(?)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바로 제주도다.
전국적으로는 미국 국적의 외국인 토지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제주도는 정반대다. 올해 상반기 현재 제주도의 외국인 보유 토지는 2114만㎡에 달한다. 미국인이 보유한 면적은 360만㎡ 정도이고 중국인 보유 토지가 940만㎡에 이른다. 중국인 보유 토지는 제주도 전체 면적의 0.5% 수준이다.
제주도에는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3배가 넘는 중국인 소유 토지가 있다. 중국인 소유 토지가 많다는 것을 아는 이들도 막상 규모를 확인하면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흥미로운 대목은 5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제주도 내 외국인 보유 토지 규모에서 중국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2012년 중국의 제주 보유 토지는 164만㎡로 미국의 340만㎡과 차이가 컸다. 중국은 당시만 해도 여의도 면적보다 훨씬 적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의 제주도 보유 토지 속도는 2014년을 기점으로 급상승했다.
2013년 262만㎡로 증가하더니 2014년에는 753만㎡로 전년도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5년 914만㎡로 다시 올랐고, 2016년 842만㎡로 주춤하더니 올해 상반기 940만㎡로 다시 올랐다.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 보유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1000만㎡ 돌파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는 5년 전과 비교하면 6배가량 늘어났다. 한동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경색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국적의 제주도 보유 토지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드 문제가 풀리면서 한중 관계가 해빙무드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2018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제주도 내 중국 토지 수요를 늘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목적을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제주도는 2010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부동산투자이민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지사의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얻고 관광단지 내 50만 달러 또는 5억원 이상의 휴양체류시설(콘도 등)을 매입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다. 외국인 등록증을 받은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등한 공교육과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중국인 대부분은 내륙 생활을 하고 바다를 접한 곳도 맑은 바다를 보기 어려운데 제주를 찾은 중국인들은 청정 바다를 보며 많이 놀란다”면서 “부동산투자이민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제주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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