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에 불똥 튈까 '노심초사'
조선 빅3 모두 통상임금 진행 중
후판값 협상도 뇌관…철강사 인상 강하게 요구
일감절벽 이어 악재의 연속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일감절벽으로 순환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 '빅3'는 통상임금·후판값 협상 등 외부악재까지 떠안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현재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통상임금 1~2심에서 사측의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노동자협의회가 승소했다. 사측은 이에 항소해 현재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 3사는 기아차 통상임금이 예상과 달리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적용받지 못하면서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기아차 1심 선고의 영향을 받아 최종심에서 패소하면 대규모 손실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축소로 일부 도크 가동 중단, 순환휴직 등을 추진 중인 조선업계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업계는 "기아차 1심 선고의 영향으로 노조가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왔는데 신의칙 적용으로 이전 상여금까지 소급 적용되면 인건비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와의 후판가격 협상도 또다른 복병이다. 후판은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된다. 조선사는 올 초 한차례 가격을 올렸고 업황·구조조정 상황 등을 고려해 가격을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철강업계가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줄다리기 중이다. 후판은 선박건조 대금 중 20% 가량을 차지한다. 올 하반기부터 일감이 줄어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재료비까지 오르면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업계선 임금반납, 자산 매각 등으로 어렵사리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사들이 무리하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도 원료가격 인상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파트너인 조선업계의 상황과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