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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백두산]③발해를 멸망시켰다던 '천년폭발' 재개될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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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백두산]③발해를 멸망시켰다던 '천년폭발' 재개될 가능성은?   백두산 천지 모습(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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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이 10세기 초부터 중엽 사이에 폭발해 발해 멸망에 결정타를 끼쳤다는 학설이 나올 정도로 천년 전 백두산의 분화 위력은 엄청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당시 분출은 과거 연대 측정값이 약 서기 1000년으로 알려져 이른바 '천년 분출(Millenium Eruption)'이란 이름이 붙었다. 분출 규모에 대한 학설이 분분하지만 엄청났을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12월 북한과 서방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백두산의 천년 분출은 지금으로부터 약 1070여년 전인 946년 발생했으며 당시 방출된 황의 양을 조사해본 결과 지금까지 유사이래 발생한 화산폭발 중 가장 강력한 폭발에 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과 백두산]③발해를 멸망시켰다던 '천년폭발' 재개될 가능성은?   지난 1815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분출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사진=위키피디아)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강력한 화산폭발은 1815년 발생한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폭발이었으며 이때 대기 중 방출된 황의 양은 28~30메가톤(t) 수준이다. 그러나 백두산 폭발 당시엔 배출양이 45메가톤으로 탐보라 화산폭발 당시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 분출됐다. 당시 백두산의 화산재는 바다 건너 일본으로 날아가 많이 쌓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당시 백두산이 겨울철에 폭발해 성층권에서 가스가 빨리 제거됐고 백두산 위치 또한 고위도에 있어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정도 대규모 폭발이면 백두산 인근은 물론 남만주 일대에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발해 멸망의 미스테리와 엮여서 오랫동안 백두산 폭발이 발해 멸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는 학설이 힘을 얻기도 했다.


[북핵과 백두산]③발해를 멸망시켰다던 '천년폭발' 재개될 가능성은?   백두산이 1000여년 전인 946년 분출했던 황의 양은 지금까지 가장 큰 분출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분출 당시 황 분출 양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사진=SBS뉴스 장면 캡쳐)


역사 속에 발해는 건국 228년 만인 926년 멸망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별다른 쇠퇴 징후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멸망했다. 강역 5000리가 넘고 당시 강대국인 당나라조차도 해동성국이라 부르던 나라가 고작 15일만에 요(遼)나라 기병대의 침공으로 쓰러진 것. 요나라 역사를 기록한 요사(遼史)에서는 발해의 수도를 포위한지 사흘 만에 성을 함락시키고 발해를 멸망시킨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다보니 백두산 화산폭발 연대와 연결돼 발해가 백두산 폭발 전후 계속되는 자연재해에 시달리다가 멸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학설들이 나오게 됐다.


이와같이 한 나라를 무너뜨릴 정도의 막대한 '천년폭발'은 사실 현재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라고 알려져있다. 백두산 지하에 쌓여있는 마그마 층은 서울시의 2배 정도 넓이로 추정되며 이것이 한꺼번에 분출할 경우, 최소 주변 800km 이내에 있는 지역들은 큰 피해가 예상된다.


[북핵과 백두산]③발해를 멸망시켰다던 '천년폭발' 재개될 가능성은?   발해 와당(사진=아시아경제 DB)


10세기 당시 정도 규모로 백두산이 발화한다면 리히터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고작 100여km 떨어진 북한의 핵시설도 초토화되면서 연쇄 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크다. 20억톤(t)에 달하는 천지의 물과 다량의 화산쇄설류가 쏟아지면서 함경도 일대가 완전히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천지의 담수가 응결돼 비로 내릴 경우 예상되는 양은 시간당 800mm로 이정도면 도시 하나를 순식간에 침수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여름 계절풍인 동남풍이 불 때 백두산이 분출하면, 화산재가 서남 방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서해를 끼고있는 도시 대부분을 비롯해 동아시아 일대가 백두산 화산재에 뒤덮일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지난 946년처럼 겨울에 백두산이 터진다면 대부분 북서풍을 타고 화산재는 일본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화산폭발은 아직도 여전히 정확한 분출시점을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측과 국제 공조적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이런 공동연구도 어려워진 상황이고 앞으로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 몇 차례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위험성은 계속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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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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