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대표 한강변 아파트 지구인 여의도 일대가 일제히 재건축에 나선다. 원효대교 남단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이 대상이다. 10여개 단지 총 5000여가구로 현재 추진위나 조합 등 주민대표가 설립된 나머지 5000여가구를 포함하면 1만300여가구의 압구정 지구와 비슷한 규모다. 특히 여의도 지구의 경우 상업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주거지역으로 35층 규제를 받고 있는 압구정보다 사업 속도가 더 빠를 가능성도 높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내 삼부아파트, 화랑아파트, 국화아파트, 초원아파트, 장미아파트 등 5개 단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다음달부터 이뤄진다. 재건축을 위한 첫 단계로 11월까지 검사를 마친 후 추진위원회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건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71~1983년 사이에 지어져 정비사업 연한 조건을 갖춘 5개 사업지는 모두 한강변과 맞닿아 있거나 인접한 여의도 재건축 지구에 포함됐다. 향후 정비를 통해 한강변 조망이 가능해 압구정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한강변 재건축 지구로 꼽힌다.
이중 삼부아파트는 안전진단 신청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여의도 고등학교, 여의도 한강공원과 맞닿아 있는데다 바로 앞 목화아파트를 피해 한강 조망을 확보할 수도 있다. 총 10개동 873가구 규모로 비교적 몸집이 큰 덕분에 향후 시공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는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다. 화랑아파트(3개동·160가구), 국화아파트(2개동·270가구), 초원아파트(1개동·153가구), 장미아파트(2개동·196가구) 등 모두 개별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비업계에서는 향후 주민들이 통합 재건축이나 주상복합 등 종상향을 통한 해법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여의도 전체 지구가 재건축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원효대교 남단 한양(588가구)·공작(373가구)·삼익(360가구)·대교(577가구)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안전진단에서 모두 'D' 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신호탄을 쐈다. 이들 단지들 역시 준공 40년이 넘은 곳으로 재건축 연한 조건은 갖췄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비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준공 46년을 맞은 여의도 최대 단지인 시범아파트(1790가구)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시범아파트는 10년 전 추진위원회를 설립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재건축 작업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조합이 아닌 신탁으로 사업 방식을 변경한 곳이다.
이밖에 올초 안전진단을 마친 서울(192가구), 진주아파트(376가구) 등 5~6개 단지, 여기에 추진위를 설립해 일반 재건축을 추진 중 수정, 목화, 미성, 광장 등을 포함하면 총 가구수로만 1만가구에 육박한다. 24개 단지, 1만300여가구가 거주 중인 압구정 지구와 비슷한 규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지구의 경우 주거밀집지가 대부분으로 한강변 초고층 건립이 쉽지 않지만 여의도 지구는 잠실과 같은 상업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초고층 재건축이 다소 수월할 수 있다"며 "주민들도 속도를 내기 위해 신탁 개발 등을 나름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어 사업주체가 마련되면 재건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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