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6년 연속 파업 단행
생산차질 2000대·530억원 추산
현대차, 올해만 5번째 돌입
1만7600대·3600억원 손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 자동차 산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노조가 '마이동풍'식 파업을 강행하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벼랑 끝 생존에 신음하면서 노조의 고통 분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는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노조의 극한 이기주의는 실적 악화와 겹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 6년째 파업= 기아자동차 노조는 22일 부분 파업을 단행, 6년 연속 파업을 이어갔다. 소하, 화성, 광주, 정비, 판매 등 5개 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이 부분 파업에 참여했다. 소하·화성지회 조합원은 1·2조가 각각 3시간 일찍 퇴근했으며 광주지회는 1·2조 근무자들이 각각 5시간 일찍 퇴근했다. 판매·정비지회는 지역별로 4∼6시간씩 일찍 퇴근해 파업에 동참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은 약 2000여대, 530여억원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 노조는 23일 사측과 15차 교섭을 진행하며 이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도 별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기본급 대비 6.93%ㆍ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 등 11개의 별도 사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화합하던 르노삼성도 파업고조= 르노삼성 역시 파업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1일 쟁의대책회의를 열고 23일까지 협상 기조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노사는 23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24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노조는 잔업과 토요일 특근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11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파업을 가결했으며 18일에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르노삼성 노사 분규에 대한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합법적 파업 요건을 갖춘 상태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3년만이다. 2015년과 지난해에는 무분규로 노사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현대차도 연례 파업…한국GM 신임사장 상견례= 현대차 노조는 지난 21일 1·2조 근무자가 각 2시간씩 부분 파업했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다섯 번째 파업이다. 노조는 앞서 18일과 17일 각각 4시간 파업했고 14일과 10일 각 2시간 파업했다. 현대차 노조 역시 6년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차량 1만7600여대, 36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신임 사장을 맞는 한국GM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다음 달 1일 취임 예정인 카허 카젬 신임 한국GM 사장은 전일 노조와 면담을 가졌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면담에서 카젬 사장은 노조에 회사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신임 사장 부임 후 가능한 빨리 교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빠른 교섭 재개를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며 "신임 사장은 한국GM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과 임금 교섭 타결을 위한 변화된 회사안을 가지고 교섭석상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17일 4시간의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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