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여행사업 맞짱
김주완 SK플래닛 여행사업팀장 VS 임지연 이베이코리아 여행사업1팀장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집 앞에서 상품을 받는 시대. 여행도 클릭 한 두 번이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커지면서 여행 관련 서비스도 급증하고 있고, 과거 여행사가 전담했던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도 오픈마켓까지 옮겨왔다. 올해 이커머스 전체 여행시장 규모는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오픈마켓은 여전히 10% 미만인데다, 여행예약사이트가 범람하면서 이커머스 여행 시장도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는 여행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등 최점단 기술로 새로운 여행시장을 개척하는 베터랑들을 만났다.
◆아임 스틸 헝그리 '여행꾼' = "여행업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여행에 한 번 발을 들이면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어렵다고. 그만큼 여행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김주완 SK플래닛 여행사업팀장은 여행업계 속설을 충실히 이행한 인물이다. 하나투어 공채로 입사해 10년 간 여행업계에서 근무했던 그는 IT기업으로 이직했다가 5년만에 11번가 여행사업부로 회귀했다. 여행사 재직시절에는 영업부터 개별여행(FIT) 마케팅, 제휴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섭렵한 베테랑이었다. 김 팀장은 "오픈마켓은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도록 다이나믹하다"면서 "긴장이 스트레스긴 한데 아주 건강한 스트레스 재미있다"고 전했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모바일 항공부문을 오픈했다. 상품판매 비중이 높은 온라인 장터에서 항공권과 같은 유형의 서비스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 SK플래닛으로 이직해 모바일 항공부문을 출범을 이끌었다. '주간 최저가'와 '전세계 지도로 가장 저렴한 지역을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론칭했다. 그 결과 지난달 11번가 온라인 항공부문 매출은 연초대비 2배 가량 늘었고, 모바일은 5배나 급증했다. 김 팀장은 "오픈마켓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인터넷 시장"이라며 "구매자는 잘 팔수 있도록, 구매자는 쉽고 빠르게 상품을 찾을수 있도록 오픈마켓 정신에 충실한 점이 매출 증가의 노하우"라고 전했다. 그는 "11번가는 국내 숙박의 최강자"라며 "이커머스에서 국내 숙박 관련해 가장 상품수가 많고 입점업체도 최대다. 14개 업체를 API(회사간 데이터베이스 교환)로 연동시켜 빠르게 검색이 가능하고 비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며 "앞으로 해외호텔과 교통패스, 현지투어 등을 추가하고 항공과 호텔을 동시에 구매하며 이익을 줄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여행 예약을 귀찮아하는 구매자를 위해 AI가 상품을 알아서 추천하는 작업을 하고싶다"면서 "SK플래닛은 IT에 강한 기업인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필지기 백전백승' =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임지연 여행사업1팀장은 하루 일과를 전날 항공매출 분석부터 시작한다. 계획된 만큼 매출이 잘 나오는지, 최근 예약트렌드와 부진한 지역 및 상품의 경쟁력과 경쟁사 프로모션, 사이트 에러 상황 등 실적이 좋은 이유와 부진한 이유를 꼼꼼히 따져본 뒤 팀원들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프로모션을 기획한다. 오후에는 경쟁사 모니터링과 영업분석, 셀러미팅 등을 통해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한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지원을 요청하는 업무도 임 팀장 몫이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가장 큰 트렌드는 여행"이라며 "여행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오픈마켓 여행담당은 단순한 바이어가 아닌 글로벌 여행 트렌드와 경쟁사 프로모션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임 팀장은 2006년 G마켓에 입사한 이후 10년 넘게 여행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다. G마켓은 2007년 항공권 가격비교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5년 모바일 부문에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그해 10월 모바일 항공서비스를 론칭했다. 옥션에선 지난 3월부터 모바일 항공서비스가 시작됐다. 이같은 투자는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항공권 매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76% 신장했고, 올해는 목표치 37%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팀장은 "판매자와 구매자 양사이드를 만족시킨 결과"라며 "대형 여행사는 판매채널이 많지만, 소규모 여행사는 판로가 어려워 항공권이나 해외여행을 묶여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품을 고객들에게 최저가로 최고의 상품을 제공할 때 가장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재 임 팀장은 오는 10월 황금연휴 항공권과 여행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통상 해외여행상품은 2~3개월 전 예약이 마무리되는 만큼 10월 출발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 중이다. 그는 "재미있는 분석은 출국자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반복 출국자가 많다는 점"이라며 "해외여행을 자주 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고객이 가진 예산 규모만 보고 여행서비스를 제안하거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분석을 통해 여행을 추천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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