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주재료 쓰는 제빵업계 울상
파리바게뜨·뚜레쥬르 "자체 조사로 안전 문제 없어"
소비자들 불신 팽배…"일절 안먹겠다" 매출 감소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에 식품·제과·제빵업계가 그야말로 패닉상태다. 먹거리 공포가 확산되면서 아예 계란을 원료로 하는 먹거리을 일절 소비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체 검사 및 사용한 계란 원산지 공개 등을 통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가중되고 있다.
국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 돼 정부가 15일 0시부터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들어간지 하루만인 16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게 나라냐", "대체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닭고기는 괜찮다더니, 또 안심할수 없다고 하네", "그냥 계란은 아예 먹지 말자", "계란 과자, 빵 등 아예 안먹어야 된다" 등 온갖 불신이 가득한 글로 도배가 되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 검출된 살충제 양으로는 인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다독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Codex)에 따르면 계란의 피프로닐 잔류 기준은 1㎏당 0.02㎎이다.
경기 남양주 양계농장의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양은 0.0363㎎이다. 코덱스와 국내 비펜트린 사용 기준치는 1㎏당 0.01㎎으로 경기 광주 양계농장에서 검출된 비펜트린 양은 1㎏당 0.0157㎎이었다.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양이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다만 독성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유아, 노인, 환자인 경우에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문제가 된 농장 2곳에서 출하된 계란 껍데기에는 '08마리' '08 LSH'란 코드가 적혀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된 뒤 이달 초까지 국내 20개 납품업체에 독성 검사를 철저히 시행했고 유해물질 불검출 결과를 얻었다"며 "제품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뚜레쥬르 관계자도 "자체 조사 결과 살충제 계란이 나온 농가와는 거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라면, 마요네스 등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식품업체들은 국내산 생란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계란의 난황, 난백 부분만 별도로 분리한 미국산 액상 계란을 주로 수입해 쓰기 때문에 원재료 수급 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은 가중되고 있다.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일부 주장 때문이다. 각 가공업체가 언제 출하된 달걀을 사용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우며, 파악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빵이나 과자 등은 일일이 따지기도 쉽지 않다. 한 소비자는 "아예 계란이 함유된 식품은 안먹는게 상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비자는 "피프로닐 성분 살충제를 사용한 지 이미 열흘이 지났기 때문에 상당수가 판매돼 식탁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조사를 통해 계속 살충제 농가가 계속 밝혀질수도 있는 상황에서 계속 계란이나 관련 먹거리를 먹을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수입산을 써서 안전하다는 일부 식품업체 주장에 대해 한 소비자는 "국내 살균제 계란 파동이 유럽에서 먼저 문제가 돼 일어난 것인데, 유럽 이외 미국 등의 수입산 제품도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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