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살충제 계란 파동]AI 공포 두배…'생계' 걱정에 피눈물 흘리는 영세업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7초

동네빵집·김밥가게 등 영세자영업자 직격탄, 생계 걱정
AI 파동으로 계란 수급 차질과 원가 부담 심해 '폐업 위기'
불안한 소비자들 일절 안먹어 하루만에 매출 '뚝'


[살충제 계란 파동]AI 공포 두배…'생계' 걱정에 피눈물 흘리는 영세업자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에서 만든 '08마리' '08LSH' 계란.[사진제공=식약처]
AD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가격이 올라 원가도 부담이지만, 당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계가 걱정입니다." 성수동에서 빵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원가 부담보다 계란 수급이 더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닭고기도 불안한지 하루만에 매출이 반토막났습니다." 최근 가격인상 이슈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B씨는 '연휴(광복절) 장사'를 망쳤다고 토로했다.

"당장 창고에 쌓아둔 계란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카스텔라 가게를 운영하는 C씨와 김밥 가게 사장 D씨는 '환불조치'를 알아보면서 이 사태가 빨리 안정화되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AI 공포 두배…'생계' 걱정에 피눈물 흘리는 영세업자



국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 돼 정부가 15일 0시부터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들어간지 하루만인 16일 계란과 닭고기를 주 원료로 하는 제품 판매·음식점 등의 영세업자들이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정부가 3일 이내 조사 기간을 통해 계란 수급의 정상화를 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유통기한이 극히 짧은 계란 유통에는 이 시간도 엄청난 큰 타격이다.


농가와 계약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갖추고 있는 대형업체들과는 달리 영세업자들은 당장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계'가 흔들리기 때문. 한 동네빵집 관계자는 "카스텔라 등은 원재료 70%가 계란인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장 우리같은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같은 대형업체들도 재고 물량이 2~3일 분량 밖에 없어 이후에는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인데, 소규모 상인들은 어떻겠냐"면서 "자체 공급망을 가진 대형업체가 힘들면, 영세업자들은 죽어난다"고 하소연했다.


수급이 정상화된 이후에는 원가 부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도 걱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기준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7595원으로, 1년 전 가격인 5350원보다 2245원이나 비싸다. 1년 사이에 가격이 42%나 오른 것이다. 이처럼 계란값이 오른 것은 지난 겨울 전국을 휩쓴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알 낳는 닭)의 36%에 해당하는 2518만 마리가 살처분돼 계란 생산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AI 발생 전 하루 평균 계란 공급량은 약 4300만 개였지만 지금은 이보다 1300만개 가량 줄어든 3000만개 정도다. 여기에 이번 살충제 파동으로 당장 추석을 앞두고 1만원 이상에 달하는 등 '금란'이 예상된다. 이미 AI 피해가 특히 심했던 서울·수도권 지역 소규모 슈퍼마켓과 마트 등 일선 소매점에서는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AI 파동으로 최근 가격인상을 단행한 한 마카롱 가게 점주는 "작년에 4000원대로 구입했던 계란값이 AI 파동으로 1만원을 넘어 원재료값 부담이 심해 가격을 올렸다"며 "이번 살충제 파동으로 또 가격이 뛸 것인데, 다시 가격을 올리자니 소비자들의 반발이 우려돼 걱정이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AI 공포 두배…'생계' 걱정에 피눈물 흘리는 영세업자 농협은 15일 하나로마트 전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김밥 가게 등 계란 요리를 판매하는 가게들도 울상이다. 당장 창고에 쌓아둔 계란 등을 환불해야하는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계란을 빼달라는 주문만 들어온다"면서 "오므라이스 등을 빼는 등 메뉴 개편을 해야하는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광복절 연휴 장사를 망친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광복절 같은 연휴에는 솔직히 평일보다 매출이 최소 두배는 많게 나오는 편인데, 어제 하루정일 살충제 계란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됐는지 매출이 평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며 "닭고기는 안전하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에서 닭이나 계란 관련 먹거리 매출 하락은 또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P씨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대형 브랜드에 밀리고, 올해 들어서는 원재료값 부담에 계속 적자신세다"면서 "AI 파동으로 이미 원가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가 심한데, AI 보다 더 무서운 살충체 파동을 맞아 소비자들이 아예 계란 관련 디저트 등 먹거리를 찾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