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 1심판결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생산의 37%를 차지하는 기아차의 위기는 전후방 3000여개의 이르는 협력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270여 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이사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 법원을 향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문제 등에 대해 신중한 정책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2013년 통상임금 판결은 기업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었다"며 "통상임금 신의칙은 하급심에서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아 법적리스크를 떠안은 채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당장 기아차가 8월중 예정된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기아차에 대금지급 의존도가 높은 영세 부품협력업체들은 자금회수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며 "즉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부품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채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축적해온 현금성 자산 부족으로 3분기 적자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통상임금 1심 소송결과는 상여금 제도를 운영 중인 중소 자동차부품산업계에 심각한 영향력을 끼친다"며 "상여금을 임금제도로 운영 중인 다수의 중소부품업체들은 노사간 소송분쟁과 더불어 소송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리스크에 노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성차사의 임금수준이 중소 부품업체 평균임금의 2배가 넘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 결과는 협력부품업체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노사관계 악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아차의 1차 협력부품업체는 334개사이며 2~3차 협력업체는 30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기아차 국내 총 매출 31조 6419억원에서 334개 협력 부품업체의 남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였다. 원부자재 등 재료비를 포함한 매출원가에서는 78.3%를 차지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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