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출몰 장소는 주택이 1만9735건으로 절반 넘겨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7~9월이 서울에 벌떼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시기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 동안 벌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7~9월에 76.1%가 집중됐다고 8일 밝혔다.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벌떼 출현 때문에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총 3만9705건이다. 월별로는 8월이 1만1955건(30.1%)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월 9542건(24%), 9월 8719건(22%) 순이었다.
말벌의 경우 여왕벌이 보통 혼자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집을 짓고 알을 낳아 6월쯤 군집을 이룬다. 그러나 2015년 4월에는 270건 출동했고, 올해도 같은 달에 169건 출동했다. 시 관계자는 "3월에 100건을 넘지 않다가 4월부터 건수가 늘어난다는 점으로 봤을 때 군집을 이루는 시기가 조금씩 빨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산이 있는 곳이 다른 곳에 비해 출동 건수가 높았다. 은평구 3567건, 관악구 2698건이었고 서울 중심인 중구 247건, 성동구 570건 등이었다.
벌떼 출몰 장소로는 주택이 1만9735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벌이 거주지 인근에서 늘어난 이유로 주택가나 공원 등에 꽃이 많아진 점을 꼽았다. 녹지공간이 늘어나고, 더 따뜻한 곳을 찾아 기온이 높은 도심으로 벌떼 서식지가 이동하는 점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음료수나 음식 등에 들어 있는 당분이 벌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원인이 됐다.
시에 따르면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해서는 향수나 향기가 진한 화장품을 피해야 한다. 어두운 색 옷은 입지 않도록 하고, 벌집을 건드리거나 벌떼를 만났을 경우엔 그 지역에서 빠르게 도망쳐야 한다.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카드 등으로 긁어서 빼내고,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쓰면 독낭을 터뜨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무리하게 시도하면 안 된다.
벌침을 제거한 뒤에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로 상처부위를 씻어야 한다. 벌침이 있던 부위는 얼음찜질을 하면서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정문호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날씨의 영향으로 말벌 등의 활동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평상시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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