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안계 의원들, 7일 안철수 면담 계획…비안계 1차 투표 과반득표 저지 가능할까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당권 도전을 본격화 하면서 국민의당의 친안(친안철수) 대(對) 비안(비안철수) 전선이 확산 일로다. 비안계 의원들은 7일 안 전 대표를 만나 불출마를 거듭 권유할 계획인 가운데, 국민의당이 정당 사상 최초로 도입키로 한 결선투표제가 비안 진영의 단일화에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조배숙 의원(4선·전북 익산시을) 등 비안계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안 전 대표를 만나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거듭 요청한다. 이날 비안계 의원들과 안 전 대표의 회동은 '최후통첩'의 성격이 짙다. 후보등록일인 10~11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인 까닭이다.
한 당 관계자는 "오늘 회동으로 결론(안 전 대표 출마)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사실상 최후통첩이라고 할 수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할 경우 후보 등록일을 전후로 어떤 방식으로든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민의당 내에는 친안 대 비안이라는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 호남중진 대 비호남이라는 구도 자체가 희석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전날 비안계 의원 10명이 모인 심야 회동에는 호남계로 분류되지 않는 이상돈 의원도 참석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3선의 이찬열 의원 또한 지난 3일 안 전 대표 출마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이지만 역내 중진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 온 김경진 의원도 개인 명의의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TBS)에 출연해 "당직을 가진 의원들은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는 의원이 (소속의원 중) 절반을 넘는다고 본다"며 "안 전 대표 덕분에 국회의원이 됐다는 분들이 도와야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헌법기관이라면 독자적인 판단을 해야하지 (그러한 이유로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밝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옛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국민의당 고문단 역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옛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박양수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40%, 안 전 대표를 사퇴시켜야(출마 포기) 하나는 의견이 6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친안계도 안 전 대표를 구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원내에는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송기석·채이배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지원하고 있고, 원외에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요구한 지역위원장들도 포진 해 있다.
특히 이언주 의원 등 일부 초·재선 의원, 지역위원장들은 최근 매주 화요일마다 공부모임을 갖고 노선에 관련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8일에도 김태일 혁신위원장을 초청해 당 혁신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당이 이날 도입키로 의결한 결선투표제가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사다. 국민의당은 오는 27일 열릴 당 대표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31일 1·2위 득표자 간 결선투표를 거쳐 다음달 1일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비안 진영에서는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비안 진영의 합종연횡이 막판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