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수지 362.7억달러 흑자 '감소추세'
中사드 보복에 여행수지 사상 최악…서비스수지 반기 최대 적자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 상반기 서비스수지가 반기 기준 최대적자를 내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입국자 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객은 급증해 여행수지가 사상 최악을 기록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7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6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516억9000만달러)보다 29.8%(154억2000만달러) 감소한 규모다. 6월 기준으로는 70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6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나갔지만 전년대비 증가폭은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드는 데는 서비스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서비스수지 157억4000만달러 적자로 최대 적자폭을 나타냈다.
입국자 수는 줄고 출국자 수는 늘면서 여행수지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여행수지는 상반기 77억4000만달러 적자로 이 역시 상반기 기준 최대다. 6월 기준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은 13억9000만달러로 2015년 7월(14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25만2915명으로 전년동기(381만6756명)보다 41.0% 축소됐다. 특히 중국 정부가 사드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으로 방한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3월부터 6월까지 방한 중국 관광객은 274만8367명에서 109만6882명으로 60%나 급감했다. 반면 상반기 출국자수는 1262만762명으로 18.7% 늘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해외 출국자 수는 소득 증가에 따라 기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던 중국인 여행객 수가 대폭 줄고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쳐 외국인 입국자 수가 줄면서 여행수입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운송수지도 상반기 최대 적자를 내며 서비스수지 악화에 일조했다. 교역량이 늘면서 운송지급은 증가했는데 한진해운 파산 이후 운송수입은 정체돼 2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해온 상품수지도 주춤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상반기 58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624억9000만달러)보다 폭이 줄었다. 이는 수출보다 수입의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다. 수입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류 도입과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류 단가가 오르면서 올 상반기 2235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1840억7000만달러)대비 21.5% 증가했다. 수출 역시 반도체 시장 호조, 석유ㆍ철강제품 단가 상승으로 281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14.3%로 수입보다 낮았다.
급료ㆍ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도 상반기 기준 적자가 지난해 9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40억4000만달러로 대폭 늘었다. 배당 선호현상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계정은 6월 기준 87억2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와 외국인 국내투자가 각각 24억8000만달러,12억1000만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55억2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26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내국인 해외투자는 올 상반기 423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외에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6월 3억1000만달러 늘었다.
한편 한은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난 7월 조사국이 발표한 전망치(355억달러)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700억달러를 기록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작년 7%에서 올해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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