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부채상환 부담 늘어 소비위축 '부작용'"
일부 위원 "민간소비 여전히 미흡"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지난 1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재조명을 언급했다.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부채 상환 부담 증가로 소비위축 영향이 커지는 부작용이 누증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대전제로 내세웠던 한은이 기조적 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이 1일 공개한 지난달 13일 금통위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A금통위원은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의 재조명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아래에서 부작용이 누증됐다는 게 근거다. 저금리 장기화에 부동산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다다르고 있다. 그는 "레버리지를 통해 자산가격 평가차익 추구에 집중되고 있어 금융불안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며 "가계소비도 유동성 제약의 완화 효과보다는 부채 상환부담에 따른 소비위축 효과가 이미 더 커져 완화적 기조의 부작용이 계속 누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B위원도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글로벌 리플레이션(global reflation) 기조 변화가 국내 물가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의 변화를 통해 실질금리 등 통화완화 정도에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추가경정예산과 금리정책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관련부서는 "추경집행을 통해 성장세가 강화된다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는 그만큼 확대된다"며 "통화정책 면에서는 가계부채 누증과 같은 금융불균형 문제 등을 종전보다 더 고려하는 것이 조화롭다"고 했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5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금리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음에도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강력한 대전제로 내세우면서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3개월째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위원은 여전히 미흡한 민간소비를 우려했다. C위원은 "소비심리와 고용상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그간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 및 건설투자도 조정이 시작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하반기 물가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마이너스 GDP갭의 축소가 충분히 강한 성장세보다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당분간 수요압력의 상승은 뚜렷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보유자산 축소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도 제기됐다. D금통위원은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될 경우에는 신흥국에서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는 등 긴축발작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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