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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가 욕먹는 까닭 7가지]①'국뽕'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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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영화 '군함도'가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개봉 나흘만에 관객 300만(올해 최단기 흥행 신기록)을 불러들이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 논쟁 자체가 한국 사회의 '가치' 지형을 말해주는 의미심장한 풍경이라 할 만하다. 논란의 소용돌이를 일으킨 7가지 쟁점을 정리해보자.


[영화 '군함도'가 욕먹는 까닭 7가지]①'국뽕'논란 영화 '군함도'가 촛불 집회를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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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뽕' 논란

박근혜 정권을 비롯한 10년간의 보수 정부는 일본과의 해묵은 역사적 앙금을 정리하고 새로운 국가관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욕을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과거사 청산'을 더욱 꼬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은 전 정권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나온 영화 '군함도'는 묘한 정치적 뉘앙스를 함께 지니게 된다.


일본이 이미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군함도'가, 인류문화가 내세울 가치와는 다른 얼룩진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는 내용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영화 '군함도'는 일본 정부를 불편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해저탄광에서 있었던 일제의 잔혹행위와 강제노동 실상이 현실감 있는 영상으로 비주얼화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영화 전체의 스토리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사실이다. 임금과 노동의 부당한 착취 현장이 그려지고 안전에 대한 부방비의 작업환경으로 어이 없이 죽어가는 노동자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영화의 말미에 가서, 일제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군함도의 참상을 감추기 위해 일본이 섬 안의 조선인 전부를 갱도에 넣고 폭파시켜 죽이려 한다는 첩보가 등장하는 건, 물론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영화적 상상력이다.


따라서 이 전멸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조선인들의 극렬한 저항 또한 '기록'에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이 대목이 '국뽕'논란의 핵심일 것이다. 관객의 '실소'를 불러일으킨 조선인들의 촛불시위는 지난 겨울의 광화문에 대한 '추억 서비스'같은 느낌이었다. 촛불민심이 탄생시켰다고 스스로 자임하고 있는 이 정부가 이 장면을 어떻게 읽어낼지 궁금할 정도다.


갑작스럽게 최정예 솔저로 '변모'한 조선인 탄광노동자와 위안부들의 맹활약도 비현실적인 기분을 돋운다.어리숙한 일본인 감시병들을 속이고 죽이는가 하면 총알이 난무하는 전투 가운데서 스펙타클한 대탈출의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욱일승천기를 배를 가르듯 잘라내는 장면, 일본인 관리자를 불로 태우고 그것도 모자라 목을 쳐내는 잔혹한 처단을 하는 모습도 영화의 카타르시스 장치라고만 보기에는 개운찮은 기분이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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