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들, 기대 인플레 높아져 하반기보다 조기 시행 전망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노무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금리인상이 내년 하반기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BofA는 당초 내년 1분기와 하반기 한은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걸로 봤고, 노무라는 내년 하반기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해왔다.
BofA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일자리 정책이 내년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갭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를 나타내는 GDP갭은 그간 소폭 마이너스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은이 2016~2020년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2.8~2.9%로 내리고, 올해 성장률을 2.8% 올리면서 GDP갭은 내년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무라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자사의 기존 전망치인 올해 1.9%, 내년 2.0%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구매력평가기준)은 미국의 82%, 일본의 80% 수준이었으나, 내년에는 90% 수준까지 좁혀질 걸로 예상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한시적으로 실업률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큰 영세기업과 자영업 위주로 채용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DBS는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분의 25%를 판매가격에 전가할 경우 0.5%포인트의 인플레이션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앞당긴다면 한은이 선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로는 내년 2분기를 전망했다.
해외IB들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도 경기 상방요인으로 언급했다. BofA와 크레딧스위스(CS)는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와 내년 0.1~0.2%포인트의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IB들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부진,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건설투자 전년대비 증가율이 올해 9.2%에서 내년에 0.8%로 급격히 둔화해 성장률의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HSBC는 수출 호전이 IT업종에 집중돼 있으며, 자동차와 중공업 등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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