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公 5년새 사망자 66%↑
20% 감속·앞차거리 2배 확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예년보다 길어진 장마에 빗길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비가 오면 교통사고 자체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빗길 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빗길 교통사고는 월 평균 2320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가 오지 않는 평소보다 7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빗길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59명에 달해 평상시 대비 66% 가량 늘었다.
빗길 교통사고는 치사율도 높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은 2.17명인데 반해 빗길 교통사고는 2.58명에 달했다. 맑은 날에 발생하는 교통사고 치사율(2.02명)보다 28%나 더 높은 수치다.
빗길 교통사고가 위험한 건 노면 마찰력이 줄어 차량 제동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공단이 최근 진행한 빗길 제동거리 실험결과에 따르면 차종별로 1.6~1.8배 가량 제동거리가 늘었다. 이는 버스와 화물차, 승용차가 시속 50㎞로 주행하다 멈춰 섰을 때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에서 제동거리를 따져본 결과다.
버스의 경우 마른 노면에서 제동거리가 17.3m인데 비해 젖은 노면에서는 28.9m로 늘었다. 화물차는 마른 노면에서 15.4m, 젖은 노면에서는 24.3m를 가다 멈춰 섰으며 승용차는 각각 9.9m, 18.1m로 제동거리가 늘었다.
빗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20% 이상 속도를 줄이고 앞 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비가 많이 오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만큼 방향지시등을 켜 주변 운전자들이 차량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단이 실험한 결과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다 급제동했을 때 타이어 홈의 깊이가 7㎜인 새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의 제동거리는 53m였다. 같은 조건에서 홈 깊이가 1.6㎜ 정도로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를 단 차량은 91m로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김민우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물 위에 차가 떠있는 수막현상을 피하고자 타이어 공기압을 10% 가량 높이는 한편 장마철에 앞서 타이어 상태를 점검해 마모가 심한 경우 미리 교체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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