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시 신차부터 FCA 기본 탑재
FCA 적용 차량 사고율 25.2% 적어
북미 업체간 합의 보다 국내 기본화 완료 시점 2년 가까이 빨라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현대기아차가 2020년 말까지 자사 모든 승용차와 RV 모델에 긴급 상황에서 차가 스스로 제동하는 기능을 넣는다.
현대기아차는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장치를 모든 승용 차종에 기본 적용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FCA는 감지센서를 통해 전방 차량을 인식해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해 충돌을 피하거나 피해를 줄이는 장치다.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운전자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FCA는 실수로 인한 사고예방과 피해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FCA를 장착한 차량의 추돌 사고가 이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보다 25.2%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출시되는 신차부터 FCA를 기본 탑재하고 향후 신차, 개조차, 연식변경 모델에도 기본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적용 범위는 승용차와 RV 전 차종이며, 경제형 자동차인 경차도 포함된다. 다만 택시와 소형 상용(포터, 봉고) 등은 전 차급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추후 소상공인과 택시 사업자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해당 차종에서도 전방충돌방지보조를 기본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FCA 기술력은 미국고속도로보험협회(IIHS)의 충돌시험을 통해 인정받은 바 있다. 2013년 FCA를 최초로 적용한 제네시스(DH)는 이듬해 실시된 미국 IIHS의 충돌테스트 평가에서 해당 기능의 성능을 인정받아 충돌회피장치 항목 최우수(Superior) 등급을 받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량 출시 계획, 감지센서 물량 수급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승용차 모든 차종에 FCA 기본 탑재 작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2020년 말이 될 것"이라며 "국내 관련 법규나 제도가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도 전에 승용 전 차종에 FCA를 기본 적용하기로 한 것은 선도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FCA 관련 국내 법규는 대형 상용차에 한해 마련돼 있다. 대형 버스는 2018년 1월, 대형 트럭은 2019년 1월 이후 판매되는 차에 의무적으로 FCA를 갖춰야 한다.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는 현재 운행 중인 대형 트럭, 버스에까지 FCA를 의무 장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에도 대형 트럭인 엑시언트, 대형 버스 유니버스, 그랜버드에 FCA 장치를 선택 적용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 간 FCA 기본 탑재에 대한 논의는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주도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미국 20개 자동차 업체는 2022년 9월까지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차량의 95%에 FCA를 기본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지난해 체결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시장보다 2년여 빠르게 국내에서 FCA를 전 차종에 기본 적용함으로써 국내 고객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FCA 기본화 검토를 추진해 전 세계 시장에서 안전 관련 브랜드이미지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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